[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GS건설이 상반기 입주 예정인 수도권 정비사업장에 대한 공사비 증액 협상을 완료했다.
합의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분쟁조정지원 활동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과 공사비 788억원 증액에 합의한 신반포4지구 메이플자이(왼쪽)와 입주가 시작된 장위4구역 장위자이레디언트의 모습(사진=우용하 기자)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 788억원 증액안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GS건설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소송도 취하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10월 공사비 4860억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요구한 3082억원에 대해서다. 특화 설계와 계획 변경으로 인해 요구한 1834억원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합의안의 효력은 조합 총회에서 결의된 후 발생하게 된다. 총회는 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조합이 증액에 동의한 만큼 합의안은 총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어 보인다. ‘메이플자이’의 입주 활동도 차질 없이 진행될 계획이다. 입주는 오는 6월 말로 예정돼 있다.
이달 초에는 광명시 철산주공 8·9단지에서도 증액이 결정됐다. GS건설은 2019년 총공사비 8776억원에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 두차례 공사비를 변경한 바 있다. 올해 1월엔 1032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시공사 측의 세 번째 증액 요구에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 사이트에 강한 반대 의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준공을 약 4개월 앞두고 점화된 갈등에 입주 지연사태가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이어간 결과 조합과 GS건설은 요구안의 50% 수준인 520억원 증액에 동의했다. 이로 인해 ‘철잔자이더헤리티지’의 입주도 지연 없이 내달 말 이뤄질 방침이다.
장위4구역은 두 사업지보다 이른 2월, 305억원 인상에 합의했다. 물론 공사비 조정 후 변수가 없던 것은 아니다.
성북구청은 준공 직전 기반시설 설치 미비를 원인 삼아 ‘장위자이레디언트’ 입주 지연을 검토했다. 안전을 확보할 수 없고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다. 입주 예정자의 피해가 우려되자 장위4구역 조합은 안전대책 마련 후 공문을 보내며 설득에 나섰다. 이에 성북구청은 조합이 요구한 임시 사용 승인을 허가했다. 입주도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되기 시작했다.
신반포4지구를 마지막으로 GS건설은 상반기 입주 예정 수도권 정비사업장에서 발생한 갈등을 모두 봉합했다. 특히 해결 과정에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분쟁조정지원 활동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먼저 서울시는 신반포4지구 갈등에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했다. 서울시와 코디네이터가 마련한 788억원 중재는 협상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장위4구역에선 서울시와 성북구청이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했다. 위원회가 최초로 제안한 중재 금액은 240억원이다. 이에 GS건설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위원회는 69억원 추가된 협상안을 다시 제시했고 입주 한달 전 극적으로 타결됐다.
경기도와 광명시는 철산주공8·9단지 갈등에 분쟁조정위원회를 마련했다. 분조위는 1032억원에서 596억원으로 낮춘 중재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는 분조위 활동을 발판 삼아 추가 협상을 지속했다. 최종적으론 분조위 제안보다 76억원 추가 삭감된 결과가 도출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들과 원만하게 합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중재 코디네이터들이 준비를 잘해주고 도움받은 덕에 입주 전 무사히 합의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