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로 이에 대한 판단이 곧 내려질 예정이다. 상장 유지 여부가 생태계 지속가능성의 관건으로 지목되는 데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거래소들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위믹스PTE 김석환 대표가 지난달 개최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1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위믹스는 1100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서는 40%가량 오른 가격이다. 지난 10일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지만 14일 오전 9시 이후 7% 가까이 급락하는 등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위믹스 가격은 1080원대로 지난 일주일간 50% 넘게 올랐으며 지난 24시간 동안의 거래량은 전일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다만 14일 오전 9시 20분경 1125원에서 1040원까지 수직 하락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위믹스의 유의종목 해제 여부를 결정할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 2월 28일 발생한 해킹 및 자산 탈취 사건으로 인해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후 거래소들은 지난달 18일 유의종목 지정을 4월 3주차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위믹스의 ‘운명의 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위믹스의 상장 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킹이라는 명확한 과실이 있는 데다 유의종목 지정 사유인 공시 지연도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위믹스 재단 측은 시장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으며 이러한 소명을 닥사 측에서 수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측은 지난 11일 홀더 대상 간담회를 개최하며 투심 달래기에 나섰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위믹스PTE 김석환 대표는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에 최선을 다해 소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을 활용한 메인넷 경쟁력 제고와 ‘미르5’ 및 위믹스 페이 등 주요 서비스의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관호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게임과 커뮤니티 중심으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왔다. 하지만 전체 거래량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이뤄진다면 이러한 계획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 위믹스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업계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폐지가 이뤄진다면 국내 시장 복귀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믹스는 지난 2022년 유통량 문제로 한 차례 국내 거래소에서 일제히 상장폐지됐다가 이듬해인 2023년 업비트를 제외한 주요 거래소에 복귀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 자체가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거래소들 간 이해관계 차이가 있었기에 단일대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상장 등과 관련된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데다 금융당국 주도로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가 만들어진 만큼 개별 거래소 단독 행동이 어려워진 환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한 차례 재상장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른 만큼 현재로서는 위믹스의 상장 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상장폐지가 이뤄진다면 국내 거래소 복귀는 예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위믹스에 투자한 국내 홀더들이 적지 않은 데다 블록체인 게임 섹터의 대표주자를 자처해 온 만큼 상장폐지가 이뤄질 경우 위믹스 생태계뿐만 아니라 관련업계 전체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