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이번 주 안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이 오는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어 사업 추진방식을 결정한다.
사진은 KDDX 조감도. (자료=HD현대중공업)
■ 분과위 24일 열려..방사청 "수의계약이 관례"
21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번주에 열릴 분과위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방사청은 이번에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방사청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맡는 것이 관례라는 입장이다.
신현승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지난 2월 국회 토론회에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공동설계 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와 달리 민간 외부위원 6명은 여전히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전제로 한화오션이 협력사로 상세설계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반대로 한화오션은 양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공동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런 와중에 한화오션은 '부정당업자 제재' 검토라는 악재가 겹쳤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이 2020년 KDDX 기본설계 제안서에 개념설계 보고서의 도표 등 27건을 무단 도용했다는 국군방첩사령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다.
방사청 조용진 대변인은 "KDDX 개념설계 보고서 관련 사항에 대해 행정처분 여부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방사청 발주 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다만 이달 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전에 한화오션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하는 것은 절차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가 KDDX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거는 것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가 '특수선 레퍼런스'로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함정 시장 진출 등 해외 사업 확장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2~6번함은 사실상 양산에 불과해 설계 역량을 입증하기 어렵다.
한화그룹 측에서는 상세설계 업체로 선정되면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계열사를 활용해 무기체계 도입을 검토할 수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사청이 다수결로 수의계약을 밀어붙일 경우 한화오션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사업 지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방사청이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