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오는 23일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유동성 경색 우려와 달리 유통가 회사채 발행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오는 23일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롯데쇼핑은 2000억원, 현대백화점은 1500억원 규모다. 양 사 모두 최종 발행 결정일은 이달 30일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지만 국고채 금리 하락에 비해 회사채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면서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여겨지는 모습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전 회사채가 올해 만기 시점에 다다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형성된 회사채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올해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빠르게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롯데쇼핑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조달 자금 모두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023년 이후 내수위축, 제반비용 상승 등으로 주력 사업인 백화점 부문 이익창출력이 둔화되는 등 수익성에 부담 요인 존재한다는 평가다.

관건은 수요예측을 통한 금리 설정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롯데쇼핑이 상환하는 채무 평균 금리는 3.82%다.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어 AA-(안정적) 기업에 대한 2~3년물 회사채 발행 금리는 3%대 초중반으로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은 민간소비 회복 지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구조적 경쟁력 저하 등 사업환경 비우호적이나 기존 점포 효율화(리뉴얼, 폐점 등), 비용 절감 노력 등 바탕으로 현 수준 이익창출력 유지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현대백화점 역시 채무상환 목적으로 1500억원 자금을 조달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도는 AA+(안정적)으로 롯데쇼핑보다는 회사채 발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로 현대백화점이 상환하고자 하는 채무의 금리 평균이 3.795%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최근 AA+(안정적) 기업들의 2~3년물 회사채 금리가 2.8~2.9%대로 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백화점은 견조한 영업현금흐름을 토대로 투자자금 소요를 일정 수준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신사업에 대한 예상 투자 규모가 4000억원을 상회함에 따라 중단기 차입부담 상승이 우려된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커넥트현대 청주를 시작으로, 2027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 더현대 광주, 2028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경산점 등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서 2월 이마트의 7년물 미매각 발생으로 장기물이 아닌 2~3년물로 발행한다. 이마트는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7년물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시장의 성장과 경쟁 심화, 소비 심리 둔화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존재해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장기물의 경우 유통시장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