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도 끝나지 않는 '파업 후유증'...CJ대한통운, 농성 여진·영업익 하락 전망 '착잡'

파업 종료 22일..강원·인천 노조와 대리점간 '갈등 지속
일부 조합원 '현장복귀' 아닌 '태업'..소비자 불만 심화
1분기 파업 여파로 직전분기보다 영업익 30% 하락 전망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3.24 14:52 의견 0
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서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CJ대한통운 노조 파업이 끝난 지 22일이 지났지만 사측과 노조, 대리점과 소비자는 여전히 '파업 후유증'을 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 인천·부천지부는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부당한 집단 해고를 철회하고 노사 공동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장기간 파업이 끝난 뒤에도 일부 택배노조원과 CJ대한통운대리점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업 여파는 강원도 춘천과 강릉 터미널에도 들이닥쳤다. 택배노조는 지난 2일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시작했다. 강원지역의 대리점들이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계약해지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 대부분을 사측이 챙기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살벌한 대치를 이어가던 택배노조는 파업 64일 만인 이달 2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과 협상을 맺고 파업을 끝내기로 했다.

당시 양측은 ▲조합원 현장 복귀 ▲합법적 대체 배송 방해 금지 ▲부속 합의서 논의 개시해 올해 6월 30일까지 마무리 ▲파업사태로 제기된 민형사상 고소·고발 집행되지 않도록 협조 등 사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은 이 같은 합의 이후에도 표준계약서 체결과 노조원 해고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파업 후유증'을 호소하는 건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노조가 파업 종료 후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몇몇 조합원이 대리점과 갈등으로 태업을 지속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택배가 오지 않는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비자고발센터에는 하루가 머다하고 배송 지연에 대한 보상 요구와 피해 호소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장기간 파업에 따른 여파는 CJ대한통운의 올 1분기 실적에도 흔적을 남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의 1분기 영업익을 700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노조 파업과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으로 직전분기보다 30% 가량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파업이 남긴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는 만큼 상반기에는 파업 후속조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란 평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택배시장의 최대 화두로 노조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며 "택배노조는 이미 수차례 사회적 합의를 번복했던 전례가 있어 향후 정부의 개입 없이 CJ대한통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파업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계속해서 신속한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파업에 따른 영향은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전망을 내다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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