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모로코 카사블랑카 신조선소 건설 및 운영권 입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모로코 국립항만청(MNP)은 이달 초 카사블랑카 항구 내 21만㎡ 부지에 신조선소를 건설하고 30년간 운영할 파트너를 찾는 국제 입찰을 시작했다.
총 사업비는 약 3억 달러(약 4300억 원)다. 입찰에는 10년 이상 조선소 운영 경험이 있는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입찰 마감은 12월 31일이다.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자료=HD현대중공업)
신규 조선소에는 244m 길이 드라이 도크, 9000톤급 리프팅 플랫폼, 450톤 갠트리 크레인, 820m 길이 부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낙찰 기업은 조선소 개발, 운영, 유지보수를 총괄한다.
모로코 정부는 조선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다. 2040년까지 상선 100척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해외 선진 조선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리아드 메주르 산업통상부 장관 등 모로코 고위 인사들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해 기술력과 생산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프랑스 나발그룹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스페인 나반티아는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로코 정부는 이번 조선소를 통해 상업선, 군함, 어선 등 다양한 선박의 건조와 유지보수 역량을 확보하고,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물류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이번 입찰을 따낼 경우, 아프리카 해양산업의 판도 변화와 함께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분위기와 다르게 정작 HD현대중공업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사업이 성사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인도에 이어 아프리카까지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