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채용도 ‘디지털’로..증권업계, AI면접부터 비대면 설명회까지

하반기 신한금투, 한투증권, 교보증권 AI전형
신한금투는 이미 AI면접까지 진행
지원자 일부 불만 해결 과제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26 09:00 의견 0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추석 이후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 과정의 일부분이 ‘디지털·비대면화’로 이뤄져 눈길이 쏠린다. 인공지능(AI) 면접부터 비대면 설명회까지 인력 채용 과정도 사회 분위기에 따라 변하는 모양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거나 이미 마감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세 곳이 디지털·비대면 시험을 치른다.

세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빠르게 AI 시험을 치렀다. 이미 이달 초 AI면접 전형을 끝낸 상태로 지원자들은 이제 임원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 두 곳은 AI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8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고 다음달 14일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다. 그 후 AI직무역량평가를 진행한다. 교보증권도 27일과 다음달 5일 사이 AI를 통해 인적성 검사를 실시한다.

비대면 설명회를 연 곳도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6일 비대면으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는 총 3부로 구성됐으며 1부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 지원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했다. 2부와 3부에서는 실무자들이 직접 나와 지원자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업계는 AI와 비대면 전형을 사용하는 증권사들이 꾸준히 있는 이유로 ‘지방인력 차별 배제’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뽑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방에 사는 지원자들이 면접 전형 때 서울로 올라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집에서 비대면으로 AI면접을 보면 전형을 하나라도 더 줄여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다보니 아무래도 매 전형마다 지원자들을 모으는 건 불가능 할 것”이라며 “전형 수는 유지하되 비대면 전형을 늘리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털 채용에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들의 불만이 나온 부분은 해결과제로 뽑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온라인 설명회 참석자들에게 전원 서류전형 심사에서 가산점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지원자들은 1부와 2부, 2부와 3부 사이에 있는 쉬는 시간에 출석체크를 해야 했는데 이에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들 일부가 두 번 중 한 번만 출석 체크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한 지원자는 “출석체크를 두 번 다 하는지 몰랐다”며 “한 번밖에 체크를 못했는데 그럼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일찍이 신한금융투자에서 AI면접을 본 지원자들 사이에서도 일부 잡음이 흘러나왔다.

지원자 A씨는 “AI면접관이 실제 사람이 아니다보니 내용보다는 말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에 더 많은 포커스가 있는 듯 보였다”며 “장소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런 부분은 좀 보완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아직 모르고 증권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른 증권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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