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리니까 되잖아”..증권사 전산장애 민원, 1분기 52.4%↓

전산운용비 오르자 민원도 줄어
운용비 줄였는데 줄어든 곳도
"투자자 수 맞춰 조절할듯"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06 11:49 의견 0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분기 크게 증가했던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전산장애 민원건수가 3개월 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버 안정화를 위해 전산운용비를 늘린 부분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에 제기된 민원건수는 총 128건으로 1분기 269건과 비교하면 52.4%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45건)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치지만 3개월 만에 절반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산장애는 주식·선물·옵션 등 매매, 임의·일일매매 등을 제외하고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와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에서 발생한 오류 등을 뜻한다.

빠른 시간 전산장애 민원 건수를 줄일 수 있었던 데는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 증가가 한몫했다. 올해 2분기 10개 증권사의 총 전산운용비는 987억원으로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신규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됐던 지난해 1분기(763억원)와 비교하면 약 22.6%가량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763억원을 기록했던 증권사들 전산운용비는 2분기 835억원, 3분기 825억원, 4분기 907억원, 올해 1분기 884억원, 2분기 987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사실은 전산운용비와 민원건수가 대체로 양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전분기대비 전산운용비를 9.4% 올렸음에도 예상치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전산장애 관련 민원이 같은 기간 165%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운용비를 전분기 대비 8.1%, 4분기 9.9% 가량 꾸준히 올린 덕분에 민원건수도 2분기 167건, 3분기 99건, 4분기 45건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민원건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한 증권사들이 1분기 운용비(884억원)를 전분기(907억원) 대비 2.5% 가량 줄였고 민원건수는 같은 기간(45건→269건) 6배 가까이 폭증했다. 놀란 증권사들이 다시 2분기 운용비를 전분기 대비 11.6% 올렸고 민원건수도 같은 기간 54.6%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전산운용비를 많이 올린 곳은 대체로 1분기 전산장애 민원이 많이 나온 신한금융투자(82건·2위), KB증권(21건·4위), 한국투자증권(9건·5위), 하나금융투자(8건·6위), 미래에셋증권(122건·1위), 등이었다.

이중에서 신한금융투자가 2분기 74억원을 투자해 1분기(47억원) 대비 가장 높은 증가세(56.5%)를 기록했다. 민원건수 4위를 기록한 KB증권도 같은 기간 34%의 증가세(45억→61억원)를 보여 두 번째에 자리했다.

5·6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각각 19.4%(72억→86억원), 18.3%(40억→48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전산장애 민원 1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도 17.2%(145억원→170억원)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2분기 전산운용비를 줄였는데도 민원 건수가 줄어들거나(NH투자증권 23건→13건) 아예 없어(키움증권 0건) 눈길을 끌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19에 의한 특수성으로 투자자들의 유입이 가장 급격히 늘어났던 시기라 운용비를 늘려도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증권사들이 점점 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당수 증권사들이 서버의 트래픽을 충분히 늘려놨을 것”이라며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용비도 이에 맞춰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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