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최고치에도 웃지 못하는 GS칼텍스·에스오일..전기차 윤활유로 웃음 되찾나

박민혁 기자 승인 2021.06.23 14:13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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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주유소 [자료=GS칼텍스]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가운데 앞으로 어디까지 상승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국내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해운 등 비용에서 유가 비중이 큰 업종은 말할 것도 없고 GS칼텍스·에스오일 등 ‘유가 상승 수혜 업종’조차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사 손익분기점(BEP)인 4~5달러 수준보다 미달

정유사는 마진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올해 초와 비슷한 배럴당 1~2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정유사 손익분기점(BEP)인 5~6달러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휘발유·경유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도입비용 및 운영·운송비 등을 빼고 남기는 이익을 뜻한다.

유가 상승이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공급 제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휘발유의 수요가 늘어야 마진을 높일 수 있는데 아직은 수요가 강하지 않다”고 했다.

국내 대표 정유 4개사, 마진율 높은 고부가가치 윤활유 사업 확대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력인 석유사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윤활유 사업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윤활유는 장기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안정적이다.

지난해 정유 4사가 윤활유 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조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업계는 친환경차 시대에 맞춰 친환경 윤활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윤활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기자동차로 모빌리티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시대에 발맞춰 윤활유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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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킥스 EV' [자료=GS칼텍스]

정유4사는 윤활유 전담 조직을 확대 운영하거나 윤활유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전기차용 윤활유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하이브리드차 전용 엔진오일 'Kixx HYBRID(킥스 하이브리드)'는 완판됐다. GS칼텍스는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보고 이 제품의 정식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S-OIL(에쓰오일)은 국내 윤활유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정유업체다. 지난해 전기차에 최적화된 4종의 윤활유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제품 판매에 돌입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윤활유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에서도 윤활유를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의 윤활유 1위 기업인 걸프오일윤활유와 파트너십을 맺고 에쓰오일의 자사 윤활유 브랜드 'S-OIL SEVEN(에쓰오일 세븐)'을 인도 현지에서 직접 제조 및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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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유소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전기차 전용 윤활유를 공급하는 등 친환경 윤활유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의 대표적인 친환경 윤활유 제품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지크 제로’(ZIC ZERO)다. 이 제품은 SK루브리컨츠가 생산 중인 고급 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 플러스를 기반으로 제조한 저점도 엔진유다. 유베이스는 고급 윤활유의 원료인 고급기유(그룹Ⅲ) 윤활기유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차용 윤활유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른 친환경 프리미엄 윤활유 개발도 한창이다.

정유업계는 친환경차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고부가가치 윤활유 제품 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연간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친환경 정책 강화와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 측면에서 엔진유의 저점도화 및 연비성능 향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놓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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