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핀테크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서 핀테크와의 협력 및 해외 진출 지원 성과를 뽐냈다. 핀테크와의 협업을 강화해 ‘K-금융’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전날 개최된 ‘제3회 핀테크 오픈 네트워킹 데이’에서 핀테크 해외진출 지원 방안 및 우수 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10일 ‘제3회 핀테크 오픈 네트워킹 데이’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핀테크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와 우리금융이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는 핀테크 기업, 금융회사, 투자기관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종합적인 교류의 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황병우 iM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석훈 KDB산업은행장 등 주요 지주·은행 경영진들이 총출동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핀테크와 금융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며 “K-금융의 글로벌화도 금융회사와 핀테크가 협업을 통해 가속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호응하듯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그룹 차원의 협업 및 해외 보육시설(핀테크랩)과 지점 연계를 통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를 소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월 베트남 하노이에 ‘디노랩 베트남센터’를 재개설했다. 디노랩은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이다. 디노랩 베트남센터는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9년 처음 설립됐다.
우리금융이 이날 우수 협력 사례로 소개한 인포플러스는 디노랩 베트남센터에서 투자받은 1호 스타트업이다. 디지털 금융API플랫폼을 기반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기업·금융기관에 필요한 디지털 금융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우리은행베트남현지법인과 협력해 현지 은행 등에 자금관리시스템(CMS), API 솔루션을 제공한다.
KB금융은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플랫폼 에이젠글로벌과의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에이젠글로벌은 KB금융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KB스타터스 싱가포르’ 2기 선정 기업이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 싱가포르를 통해 총 26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고 이달 중 4기 선정을 앞두고 있다.
에이젠글로벌은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택시 호출·배달 애플리케이션인 ‘그랩’과 협력해 인도네시아의 전기 이륜차와 배터리를 담보로 기사가 돈을 빌릴 수 있는 AI 금융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AI 핀테크 기업 퀀팃과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퀀팃은 증권 및 디지털 자산의 투자와 자동 운용을 위한 AI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1월 신한투자증권 베트남과 신한베트남은행과 잇따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협업해 AI 기반 투자 모델 플랫폼과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연계한 혁신적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 베트남과는 AI 금융 투자 솔루션과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의 거래 시스템을 연계해 향상된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관한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은 “핀테크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 도전은 필수적”이라며 “투자 및 공동 해외진출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의 핀테크 출자·소유 규제 완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초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지주가 핀테크 기업의 주식을 15%까지 소유하도록 허용하고 금융지주 자회사인 핀테크 기업이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