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위원장 (사진=우용하 기자)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정비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선 주민 동의부터 사업 승인, 시공사 선정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고 진행 과정에서 정부나 자치단체 정책이 바뀌면 추진 동력을 상실해 좌초될 수 있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정비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여겨진다.

정비계획이 확정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면 건설사들이 입찰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사업성이 우수하더라도 건설 경기가 침체된다면 선정 절차는 길어지게 된다. 입찰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출혈 비용을 우려해 건설업계의 수주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의 재건축 사업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 역시 GS건설만 단독 입찰에 시공사 선정이 불발됐다. 두 단지 모두 1조5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정비사업장임에도 경쟁 입찰에 실패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성북구 장위8구역의 공공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는 오는 19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에 대한 시공사 선정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뉴타운 정비구역 해제 후 2020년 공공재개발로 다시 도전한지 5년만에 결실을 눈앞에 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지용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을 만나 시공사 선정까지 존재했던 어려움과 어려움과 추후 진행 단계에 대한 방향성을 물어봤다.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 사업과 구역의 특징을 설명 부탁드린다.

장위8구역은 15개 구역으로 구성된 장위뉴타운 중앙에 위치해 있다.

8구역 동쪽 한천로 건너에는 광운초와 남대문 중학교가 들어서 있고 남쪽으론 500m 거리에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이 있다. 한천로에는 강남역까지 한 번에 가는 145번 버스 정류장이 있고 e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과 미아 현대백화점, 북서울꿈의숲도 가까워 생활하는 데 부족함 없는 입지 조건을 갖췄다.

재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아파트 단지는 최고 46층까지 올라갈 계획이다. 총공사비는 1조1800억원에 달한다.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은 건물·토지주의 이해관계가 충족돼야 하고 동의도 잘 구해져야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장위8구역 역시 여러 다세대주택이 모여 있는 지역인데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어느 지역에서나 재개발 사업은 대부분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인한 갈등이 상당히 많다.

장위8구역에서도 빌라와 주택을 소유하고 오래 사신 고연령층분들이 많이 반대하셨다. 특히 공공재개발이 발표된 후 추진 하려는데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과 공공이라는 거부감 때문에 보니 주민들분께서 불안감이 있던 것 같다.

이런 갈등과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에선 먼저 주민들이 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소규모 설명회를 개최해 한두명만 찾아와도 하나하나 꼼꼼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공공재개발에 대한 장점을 알아가도록 노력했다.

▲일반 재개발 사업이 아닌 공공재개발로 진행되고 있는데 굳이 공공재개발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장위8구역은 장위뉴타운이 발표된 후 재개발 사업을 진행해 오다가 2017년 뉴타운 재정비촉진구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당시 주민 30% 이상이 반대하면 뉴타운 구역에서 해제되도록 서울시 조례가 변경됐는데 반대 의견이 30%를 넘겨 무산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공재개발정책이 발표된 후 몇몇 분들이 모여 공공재개발 상업으로 재추진하게 됐고 2021년 3월 후보지로 선정됐다.

▲일반 재개발과 공공재개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차이점이라 하면 결국 사업 추진 주체가 누구냐다. 일반 재개발은 조합이 구성돼 재개발을 진행한다. 반면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처럼 공공이 조합 역할을 하고 주민은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해 해당 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공공재개발사업은 용적률 상향, 사업비 저리융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공이 시행자가 되기에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의 투명성도 확보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장위8구역도 기존 용적률 250%에서 50%를 인센티브로 부여받아 현재 300%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신 공공기여를 위한 일부 기부채납을 해야 합니다.

▲지난 2023년에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장위8구역 내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상황과 주민대표회의 차원의 대응은 어땠는가?

장위10구역도 재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10구역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가 8구역에 있는 5층짜리 빌딩을 매입하고 교회를 옮기려 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당시에도 10구역에선 조합과 교회와의 법적 다툼으로 해당 구역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던 상황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장위8구역 건물을 매입 후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면 우리 장위8주민들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대응에 나섰다.

장위뉴타운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위원회에선 주민들로부터 탄원서 5000여장을 징부한 후 토지거래 허가권자인 성북구청에 제출해 허가 반대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다.

장위8구역의 모습 (사진=우용하 기자)

▲오는 19일엔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결정 총회가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과 분위기는 어떤지?

상위 1군 회사들이 경쟁 입찰을 진행하려 했으나 1차 2차 입찰 공고 후 삼성물산 1개사만 입찰해 유찰됐기에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게 됐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주민들 반응은 삼성물산이라는 것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다.

▲삼성물산은 이미 장위 뉴타운 1구역과 5구역을 시공했고 입주까지 완료했다. 1·5·8구역이 지도상 연결돼 있는데 삼성물산은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 알고 싶다.

삼성물산에선 1구역과 5구역, 8구역까지 해서 ‘삼성 타운’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또 ‘래미안 트리젠트’라는 단지명을 제안하면서 8구역을 3개 블록으로 나눈 후 최고 46층인 주동 3개를 건설해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해 제안했다.

1·5구역 단지와 차별화를 위해선 다양한 최상급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3개 주동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해 모든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사가 결정된다 해도 사업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장위뉴타운 내에서도 완공을 앞두고 공사비 갈등이나 입주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위원회는 결정될 시공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 나갈 예정인가?

시공사 선정이 된다면 삼성물산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믿고 주민대표회의와 ‘윈윈’할 수 있도록 진행해 나가겠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성공적인 사업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공사 선정까지 오랜 시간 믿고 기다려 준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현재까지 주민대표 회의를 믿고 협력해 주신 토지 등 소유자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금 약 3~4년이 지났다. 위원장으로서 초심의 변화 없이 사업을 진행해 오는 중이고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토지 등 소유자 모두의 주거여건이 향상되고 장위뉴타운 15개 구역 충 최상의 주거 단지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물론 진행 과정에서 갈등도 있고 어려움도 존재했지만 주민대표회의를 믿고 지지해 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향후 진행될 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말보단 결과로 보여드리는 것이 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소통과 노력을 통해 사업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