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 재건’ 의지 불태운 우리금융..증권업 이어 보험업 재진출 시동

롯데손보 본입찰 하루 앞두고..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피력
합병 증권사 당국 승인절차만 남겨둬..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
보험사 인수 시 업계 중위권 안착..다른 금융지주와 어깨 나란히
취임 이후 종합금융그룹 재건 목표 세운 임종룡 회장 성과 임박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6.27 13:1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해서도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을 눈앞에 두고 종합금융그룹 재건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불태우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자료=우리금융그룹)

현재까지 매각조건 등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실사를 통해 구체적인 인수 희망 가격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 중이었다. 지난 4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매물을 검토하기 위해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은 오는 28일 진행된다.

우리금융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와 인수 희망가격을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손보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딜 검토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금융의 M&A 추진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손보 실사 결과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대안으로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딜 검토에 나선 것 아니겠냐는 분석에서다.

우리금융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금여력이 1조8000억원 가량이라고 언급한 만큼 롯데손보와 동양생명·ABL생명을 모두 품에 안기는 불가능하다. 롯데손보 몸값은 2조원대, 동양생명·ABL생명은 1조원대 중반이 거론된다.

다만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는 확실하게 내비쳤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보험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하다”면서 “실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을 오버페이(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 한 바 있다. 달리 말해 가격만 맞으면 보험사 인수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증권·보험 등 비은행 M&A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재건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 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첫 번째 결실로 포스증권과 우리종금 합병을 통한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을 목전에 뒀다.

포스증권은 현재 3700개가 넘는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플랫폼으로 개인고객 28만명, 고객자금 6조5000억원이라는 리테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기업여신 등 기업금융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어 합병증권사의 전통IB 부문 확대를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포스증권이 가진 독보적인 펀드수퍼마켓앱과 우리금융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그룹 슈퍼앱 ‘뉴원’과도 연계가 추진된다. 우리금융은 신설 법인인 우리투자증권의 여의도 본점 이전을 확정하고 3분기 출범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이 직접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자금부담과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며 증권업 진출을 앞당겼다. 보험사 인수까지 확정되면 우리금융의 숙원인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1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자산은 14조원으로 업계 7위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을 합산하면 50조원 수준으로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비슷한 자산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손색 없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날 롯데손보, 동양생명 등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보험업 진출을 고려 중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롯데손보 지분 인수 관련해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