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2024] 은행권, ‘경제 방파제’ 역할 수행 본격화

1월부터 민생금융 지원 본격 실행..연말 조직개편서 관련 부서 신설
신한 3067억원·우리 2758억원·농협 2148억원 개인사업자 이자캐시백
태영건설발 유동성 공급 역할도..협력업체 대상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최상목 부총리 “지속가능성장 위해 경제주체 연대가 버팀목 돼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1.04 11:11 의견 0

세계평화의 모멘텀이 되는 한 해다.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인구가 유권자가 되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세계평화와 무관치 않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이며 금리인하 예측에 힘이 실린다. 거대 기술기업의 성장은 분야별로 세분화된 AI가 이끌 전망이다. 2024년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한 해로 기대된다. 침체일로이던 경제 모멘텀이 될 해인만큼 기업들의 새해 기조도 힘차다. 분야별 기업들이 내놓는 2024년 사업 계획과 신년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갑진년 새해 고금리·고물가로 가중된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은행의 ‘방파제’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은 2조원 이상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으로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고 유동성 공급을 통해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조용병 한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표되는 ‘3고 현상’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등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민생경제 역시 어려워지는 만큼 은행과 우리 사회가 상생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민간부채 누증과 경쟁 심화로 은행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면서도 금융인은 금융 회복을 통해 경제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올해 은행 경영 원칙으로 제시한 건 ▲경제 방파제로서의 기본 ▲고객중심의 변화 ▲지속가능한 상생이다.

특히 조 회장은 “은행은 위기시 경제의 방파제로서 충격을 흡수하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해 경제새태계에 재기의 씨앗을 뿌리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 “은행이 방파제로서 기본을 다하려면 건전성과 유동성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면서 ‘비오는 날 고객과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나갈’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α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했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나선다. 국내 20개 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대상으로 이자환급을 시행하고 기타 취약계층에는 이자환급 외 방식으로 지원하는 자율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최소 2조원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배분해 재원을 조달하기로 했는데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2000억~30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민생금융 지원 규모를 확정한 곳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세 곳이다.

신한은행은 총 3067억원의 민생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1월 중 대상자를 선정해 고객안내를 완료하고 3월까지 캐시백을 신속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 26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총 2758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 차주 20만명에 대한 이자캐시백으로 1885억원, 학자금 대출 이자 캐시백 등 자율 프로그램에 873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상 이자 캐시백 지원에 2148억원을 쓴다. 대상자는 약 32만명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민생금융 지원책을 수립해 지원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말 조직개편에서 상생금융 전략 수립과 신속한 집행을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재편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ESG본부’ 및 ‘ESG기획부’를 ‘ESG 상생본부’, ‘ESG상생금융부’로 재편했고 하나은행은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서 비롯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에서도 은행의 역할이 주목된다.

통상 시중은행은 PF 사업장에 대출을 내줄 때 선순위 채권자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업이 중단되도 직접적인 건전성 위협은 적다. 하지만 2금융권과 건설업계 전반으로 부실 우려가 확산될 경우 국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말연시 은행의 자금 공급 역할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 맥락에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브리핑에서 “PF 사업장 전반에 대해 과도한 자금회수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상시 점검하면서 정상사업장에 대한 원활한 금융공급, 부실‧부실우려사업장의 정상화‧재구조화 지원을 통한 부동산 PF의 연착륙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은행권은 지난달 29일 간담회를 열고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한 상환유예 및 금리 감면 등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예상되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은행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1년 동안 상환유예 및 금리 감면을 지원하고 은행권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 적용이 가능한 협력업체에는 은행권 공동으로 적극 지원는 내용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전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민간·시장 중심의 경제체제가 지속가능하려면 경제주체들의 연대가 버팀목이 돼야 한다”며 “최근 부동산PF를 둘러싼 우려들과 관련해 지금까지 금융사들의 영업방식과 재무관리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고 보완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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