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의 상장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야놀자는 여행산업을 혁신하는 AI와 디지털 솔루션으로 소프트뱅크를 매료시킨 데 이어 기업가치 10조원을 웃도는 데카콘을 바라보고 있으며 미국 IPO 시장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야놀자가 올해 미국 나스닥 입성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착수했다. 글로벌 여행 및 여가산업을 선도할 B2C 플랫폼 사업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인 ‘NOL 유니버스’ 생태계가 바로 그것이다.
야놀자가 발표한 NOL 유니버스 생태계는 야놀자의 플랫폼과 클라우드를 물적분할하고 전문 인력 배치를 통해 각 사업부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고 클라우드는 여행산업 전체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NOL 유니버스 생태계 구축은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입성을 위한 방점이다. 외부에서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에 기업가치 제고와 밸류체인 확대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야놀자 플랫폼을 지주사 역할로 내세우고 클라우드 부문을 미래비전 신사업으로 내세운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물밑작업도 마쳤다. 지난해 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알렉산더 아브라힘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올 2월에는 100% 출자를 통해 미국 현지 법인 ‘Yanolja US LLC’를 설립했다. 특히 야놀자 미국 법인이 설립된 델라웨어주는 아마존, 애플 등 미국 굴지의 기업 법인이 자리잡은 곳이라는 점에서 야놀자의 나스닥 입성을 위한 현지 법인 설립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수진, 김종윤, 배보찬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수진 총괄대표 아래 김종윤 CSO, 배보찬 CFO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는 미국 증시를 염두에 두고 사업 부문별 역할을 분담하고 1인 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글로벌 여가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플랫폼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자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B2C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변화를 통해 플랫폼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고 메가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 소프트뱅크 매료시켰던 ‘슈퍼앱’ 전략, NOL 유니버스로 진화
NOL 유니버스 생태계 구축은 B2C 메가 플랫폼의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이는 야놀자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 투자를 유치할 당시 강조했던 슈퍼앱 전략의 확장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야놀자 투자 배경으로 “숙박과 교통, 레저, 식당 예약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과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등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여행 서비스 및 시설제공자와 이용자간 점접을 늘려 가치를 극대화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놀자가 나스닥 입성 전 야놀자 그룹의 주요 캐시카우이자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대 플랫폼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야놀자의 총 매출액인 4350억원 중 플랫폼 부문 매출은 41.2%(1793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초 플랫폼 부문 확대를 염두에 두고 최고기술책임자로 장정식 CTO도 선임했다. 그는 넥슨, 구글, 몰로코 등 글로벌 IT 선도 기업에서 20년 이상 다수의 서비스 및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이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이 더해진 야놀자 플랫폼의 실적은 3분기부터 곧바로 가시화되고 있다. 야놀자 플랫폼의 올해 3분기 국제선ㆍ해외 숙소를 포함한 해외여행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448% 급증했다. 올 3분기 국제선 항공권 구매 후 해외 숙소를 동시에 예약한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320% 성장했다. 항공권 구매 고객 전용 해외 숙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예약 패턴을 분석해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주효했다.
야놀자 측은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이 보유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결합해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인·아웃바운드를 넘어 크로스보더 서비스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다”며 “단절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함으로써 초개인화를 통한 고객 경험 혁신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 개선 돋보이는 클라우드 부문..미래사업 강조로 기업가치 올리기
야놀자의 물적분할은 실적 개선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부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의도도 담겼다. 플랫폼 부문은 메가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클라우드 부문을 미래사업으로 강조한다는 것이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그간 숙박앱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이수진 총괄대표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그간 글로벌 자산관리시스템(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시작으로 호텔나우, 데일리호텔, 고글로벌트래블(GGT), 산하정보기술 등을 인수하며 솔루션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은 124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8.63%까지 확대될 정도로 경쟁력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최근 2년 매출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야놀자클라우드의 지난 2분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 급증해 7조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이익인 EVITDA 역시 전년 대비 281억원 증가한 2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연 확장과 함께 높은 수익성 기반의 내실을 확보했다.
클라우드의 성장을 이끌 인재 배치도 마무리됐다. 지난달 초 야놀자는 맥킨지앤드컴퍼니와 삼성전자, 구글 등 다양한 글로벌기업에서 서비스 운영,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 등을 주도한 인물인 김현정 글로벌 CBO를 선임했다. 이어 삼일회계법인에서 호스피탈리티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회계감사와 재무 자문을 담당해온 글로벌 재무 전문가 문병덕 CFO도 영입했다.
김 CBO는 보유한 글로벌 사업 확장 경험과 마케팅 노하우를 통해 AI 기반 솔루션 사업을 확장에 역량을 발휘하고 문 CFO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야놀자클라우드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성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야놀자 클라우드 관계자는 “야놀자클라우드의 AI 서비스는 데이터 및 고객 확보 측면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 환경 위에 AI 서비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여행업계의 생산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초개인화 등 혁신 기술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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