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람들] ⑦CJ그룹, 인사 폭 적을 것..4세 이경후·이선호 경영능력 시험대

CJ, 올해 두 차례 수시인사로 내년 인사 폭 적을 것
이경후·이선호 실장 승진 여부 관심사..지속성장 시험대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14 10:46 의견 0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전환의 시기답게 분야별 글로벌 기업 순위도 역변 한다. 유수한 해외 기업과 경쟁 뿐 아니라 내수 시장 장악력 또한 잃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정기인사로 투영된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삼성, 롯데, LG, SK, CJ, 신세계,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표 기업들의 정기 인사와 사업 및 경영 계획을 토대로 2025년 성과를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 여부가 CJ 2025년 정기임원인사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자료=CJ)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CJ그룹의 정기임원인사가 임박했다. 이번 임원인사에는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 여부가 주된 관심사로 꼽힌다.

14일 업계 내외 말을 종합하면 CJ그룹은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정기임원인사 발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그룹은 이달 마지막 주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J그룹은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올해 2월에 진행한 만큼 내년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상필벌의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정기임원인사 역시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 CJ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와 CJ대한통운 신영수 대표의 연임은 청신호가 켜졌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올해 2월 새롭게 선임됐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관심사는 오너4세의 영향력 확대다. 업계 흐름상 오너일가의 경영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라 이경후 실장과 이선호 실장의 승진에 관심이 쏠린다. 두 남매의 승진 여부는 CJ그룹 승계구도를 예상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CJ그룹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들의 승진은 다음 해로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왼쪽부터)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윤상현 CJ ENM 대표(자료=CJ)

누나인 이경후 실장이 맡고 있는 CJ ENM은 지난해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CJ ENM 연결기준으로 2024년 3분기 매출 1조1246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티빙 유료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4분기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후 실장은 지난 2022년 1월 CJ ENM 경영리더로 승진하며 처음으로 임원직에 올랐다. 올해 CJ ENM 흑자 기조를 고려하면 2년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 CJ ENM의 수장인 윤상현 대표는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지만 커머스 부문과 엔터 부문의 시너지를 내고 있고 연간 1조원 투자 계획을 알린 만큼 한 해 더 ENM 고삐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 매출 4조6204억원, 영업이익 27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1.1% 감소, 0.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선호 실장이 진두지휘하는 식품사업부문은 내수 부진의 타격이 크다.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2조97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영업이익은 16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1%가 줄었다.

해외에서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집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매출은 40% 증가했다.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도 24% 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비비고 만두의 대형마트 체인 판매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이선호 실장은 지난 2022년 2월 임원직에 오른 이후 글로벌 식품사업을 총괄해왔다. 올해 비비고를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의 해외진출을 주도했지만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CJ가 지난 2022년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등 6개 임원직급을 ‘경영리더’라는 단일 직급으로 통일했다는 점에서 두 남매의 직급보다는 사업부 내 영향력과 권한이 더 커지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경후·이선호 실장 등 오너 4세는 임원으로 승진한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 현 자리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은 내수 부진을 털어내고 글로벌에서의 성과를, CJ ENM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 등을 안고 있어 두 남매 모두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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