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전환의 시기답게 분야별 글로벌 기업 순위도 역변 한다. 유수한 해외 기업과 경쟁 뿐 아니라 내수 시장 장악력 또한 잃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정기인사로 투영된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삼성, 롯데, LG, SK, CJ, 신세계,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표 기업들의 정기 인사와 사업 및 경영 계획을 토대로 2025년 성과를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내실 강화'와 '안정'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그룹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미래 모빌리티 혁신 가속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대응책도 올해 인사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 사장단(CEO) 인사, 12월 중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성과 중심'과 '기술 전문성 강화'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사장단 인사, '성과주의' 기반 안정 추구
현대차와 기아를 이끄는 장재훈 사장과 송호성 사장의 경우 올해 1~3분기 합산 매출 208조9080억원, 영업이익 21조3681억원이라는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유임 가능성이 높다.
장재훈 사장은 정의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 인도법인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4조5000억원을 조달하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이 유력시된다.
현대위아는 올해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재욱 사장이 열관리사업과 로봇 등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회사의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 재선임된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이규석 사장도 취임 이후 실적 개선을 이뤄내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
현대트랜시스의 여수동 사장은 실적 부진과 노사갈등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세대교체 가속화, 글로벌 대응력 강화 주력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교체 가속화와 글로벌 대응력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 전략을 뒷받침할 인재 발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자율주행, 수소,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사업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요 직책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40대 임원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인재 영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AI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해외 인재 영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새로운 정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인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대미 외교 및 통상 대응 역량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미 외교 컨트롤타워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차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보호무역 정책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나 로비스트 등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인사들을 적극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새 행정부 및 의회와의 관계 구축, 예상되는 통상 협상 대응, 현지 투자 전략 재수립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움직임은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 관리를 넘어, 변화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전기차 정책 변화, 현지화 요구 강화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래 전략,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 혁신에 120조원 투자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총 1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연평균 12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이를 실행할 인재 발탁과 조직 개편도 이번 인사의 주요 과제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이라는 도전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현대 웨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전략"이라며 "모빌리티와 에너지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제네시스를 포함해 연간 555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 중 전기차 비중을 36%(2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목표도 각각 69만대와 46만 7000대로 설정,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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