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모멘텀이 되는 한 해다.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인구가 유권자가 되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세계평화와 무관치 않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이며 금리인하 예측에 힘이 실린다. 거대 기술기업의 성장은 분야별로 세분화된 AI가 이끌 전망이다. 2024년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한 해로 기대된다. 침체일로이던 경제 모멘텀이 될 해인만큼 기업들의 새해 기조도 힘차다. 분야별 기업들이 내놓는 2024년 사업 계획과 신년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갑진년을 맞아 김승연 한화 회장(1952년생)과 구자은 LS회장(1962년생)이 대표적인 국내 '용띠' 회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전기차 성장세 둔화를 뚫고 이차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해 미래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 한화 김승연의 '믿을맨' 김동관, 태양광·방산 이어 배터리 가속
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의 이차전지 부문을 맡은 한화모멘텀은 지난달 4일 '2023 한화 배터리데이'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공정 장비 매출을 3조원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로써 '글로벌 톱 배터리 장비업체'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한화가 이차전지 제조 설비 시장의 유일한 대기업인 만큼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더욱이 김승연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로 유력한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아버지의 승부사 기질을 이어받아 이차전지를 포함한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자신의 대표 업적인 태양광 사업과 그룹의 자신감인 조선 및 방위산업을 한화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냈다. 다음 목표인 이차전지 사업 육성을 위해 모멘텀부문을 중싱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사업부 재편을 통해 기계 부문 명칭을 모멘텀 부문으로 바꾸고 이차전지사업부도 신설했다. 인력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굴지의 배터리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로 채웠다. 한화모멘텀도 김 부회장 사단으로 분류되는 양기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작년 1월에는 한화그룹 에너지 3사(한화큐셀·한화모멘텀·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전방위적인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이밖에도 차세대 양극재 공정 장비와 실리콘 음극재 공정 장비, 전고체·건식극판 공정 장비, 차세대 폼팩터용 조립 설비 등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글로벌 소재 기업 및 고객사와 함께 필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연구개발(R&D)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넘버원 배터리 솔루션 공급자가 되기 위한 4대 핵심 전략으로 세계 최초 무인 코팅 기술, 세계 최대 규모의 소성로, 공정 일괄 수주 솔루션 사업,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 등의 개발을 제시했다"며 "현장과 고객 수요에 기반한 적절한 전략이다"고 분석했다.
한화 관계자는 "모멘텀 부문은 세계적인 이차전지 및 태양광 장비 수요에 힘입어 수주와 매출 모두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LS 구자은 '자산 50조의 꿈'..이차전지소재 2조 베팅
구자은 회장의 이차전지 전략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는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사업을 점찍고 이를 육성해 자산 규모를 현재 25조원에서 50조원으로 불리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구 회장의 목표는 지난해 10월 신규 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의 등장으로 탄력을 얻고 있다. 앞서 LS는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회사인 엘앤에프와 함께 양극재의 핵심 기술소재인 전구제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다.
LLBS를 앞세워 황산니켈과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새만금 산업단지 5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짓고 오는 2026년 양산에 돌입한다.
구 회장은 "LLBS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투자는 80%에 달하는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이차전지 초강대국 K-배터리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새만금은 LS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소재 분야 진출을 위한 투자도 거침 없다. 지난달 28일에는 이를 위해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원료부터 전구체, 양극재, 충전, 폐배터리 재활용 등 수직 계열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는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는 그룹의 핵심 역량인 제련과 소재, 에너지 기술에 부합하는 성장 전략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LS 관계자는 "LLBS 설립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그 선행 물질인 전구체 분야에서 국내 배터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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