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는 곳으로" CJ대한통운 '선택과 집중'으로 글로벌 달리기..파업 여파는 부담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4.15 13:25 의견 0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자료=CJ대한통운]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사가 어려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접고 인도와 미국, 베트남 등 가능성 높은 시장을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을 택하면서 이에 따른 성과에도 기대가 모인다. 다만 해외 사업 철수에 따른 비용 부담과 택배노조 파업 여파에 따른 후유증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TES물류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수송복화 알고리즘'을 인도에 토대를 둔 글로벌 계열사 'CJ다슬'에 이전했다. CJ다슬은 인도 최대 수송기업로 하루 2000대가 넘는 수송차량을 인도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인도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 행보를 지켜보는 시장의 관심도 날로 늘어갈 전망이다.

아메리카 지역을 조준한 전략도 눈에 띈다. 미국 통합법인인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에 AMR(자율주행로봇) 등 자동화 로봇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미국이 주목하기 시작한 '콜드체인' 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콜드체인이란 온도 관리가 필요한 제품을 포장·출고·배송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낮게 유지해 최종 배송지까지 도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베트남 시장 확장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현지 최대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인 바이투셀과 물류협력을 맺고 바이어들의 상품 운송과 수출입 물류를 맡기로 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앞서 1996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베트남에 깃발을 꽂았다. 육상과 해운 및 항공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베트남 운송자산보호협회로부터 처음으로 '1급인증서'를 받는 등 현지에서 선도적 물류기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지난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업을 철수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4년 전 '태국 택배시장 1위' 공약을 전면에 내걸고 수도 방콕 인근에 최대 규모의 택배터미널을 지었지만 9년 만에 사업을 접은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진출 5년 만에 택배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CJ대한통운이 기존 중국 업체들의 자본 공세에 밀리고 택배료 인상 역시 어려워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봤다.

CJ대한통운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대신 인도와 미국, 베트남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계속해서 펼쳐나갈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입은 내실 있는 성장을 당장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택배노조의 파업이 끝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를 계속해서 내려잡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20% 낮췄고 대신증권도 11.1% 내렸다. 삼성증권 역시 26% 낮게 조정하면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했다.

앞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업 철수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도 실적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평이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택배값 인상을 통해 박스당 평균단가가 지난해 1분기보다 13.5% 높아진 2043원 수준으로 오른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파업 종료 이후 물량이 빠르게 개선돼 올 하반기부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다시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CJ대한통운의 영업익은 택배 단가 인상과 해외 사업의 구조조정에 힘입어 전년 대비 21% 증가한 416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또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수송복화 알고리즘과 같은 최첨단 기술의 해외 이전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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