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만 미래 우량고객 어디로"..카드업계, 빅테크 페이 선전에 '체카 시장' 흔들

체크카드 발급량 '줄줄이 감소'..KB국민카드 74만매↓
빅테크 '간편결제' 결제액 급증..네이버페이 56%↑
"경쟁자에 시장 빼앗길 우려..우량고객 확보도 난항"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8.02 11:20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 시장에서 체크카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우량고객 확보 가능성을 점치는 발급량이 연이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보유한 빅테크의 선전에 전통 금융사인 카드사의 '체크카드' 영역이 점차 엷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6403만2000매로 집계돼 전년 동기(6658만3000만매)보다 255만1000매 줄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143만1000매) ▲KB국민카드(74만매) ▲롯데카드(17만4000매) ▲삼성카드(11만3000매) ▲하나카드(6만7000매) ▲현대카드(2만5000매) ▲신한카드(1000매) 순으로 감소폭이 높다. 모든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일제히 축소된 것이다.

체크카드 발급수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1억1143만매에서 2019년 1억1070만매로 73만매 줄어든 이후 지난해 역시 1억1002만매로 전년보다 68만매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체크카드 발급 감소를 두고 "지갑에서 체크카드 안 꺼낸지 세 달 넘은 듯", "페이에 비해 혜택 잘 모르겠어", "카드는 플라스틱이라 페이가 좀 더 편해", "난 그냥 간편결제 앱에 체크카드 등록해서 사용하는데", "포인트 쌓이는 것도 적고 그래서 신용카드 쓰고 선결제 함", "이음카드(카드형지역화폐) 최고" 등 다양한 반응을 표했다.

2020년 3분기~2021년 2분기 체크카드 발급실적 및 이용현황 [자료=여신금융협회]

체크카드 수요 감소를 두고 카드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일 평균 ▲이용 건수는 1455만건 ▲이용액은 4492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44.4%, 41.6% 급증한 수치다.

이 중에서도 '빅테크 페이'의 존재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보다 47% 성장한 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2030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로 사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수단'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96.2%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플랫폼이라고 답했다. 은행·신용카드 앱 등의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가 그 뒤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체크카드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수록 빅테크로 이탈하는 고객이 늘면서 잠재적 우량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통상 신용카드의 잠재고객으로 통하는 체크카드 고객은 연체 가능성이 없는데다 이용률이 높은 우수고객일수록 신용카드를 발급하면 휴면카드가 될 확률이 낮아서다.

특히 체크카드 비중이 큰 은행계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발급에서 신용카드와 대출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던 시너지 효과가 비교적 줄어들고 고객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체크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안 쓰는 카드를 해지하거나 신규 발급이 감소한 결과로 보인다"며 "최근 간편 페이나 송금을 통한 결제가 체크카드 기능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체크카드 시장을 빅테크라는 경쟁자에 빼앗기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많이 나진 않지만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고객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잠재적인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수익성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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