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카는 체념"..은행계 넘보기 힘든 기업계 카드사

인기 체크카드 상위권 '은행계 싹쓸이'
기업계 체크카드 발급수 3개 분기 연속 '뚝'
"은행계보다 이용수수료 높고 창구도 없어"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7.11 12:0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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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체크카드 시장서 기업계 카드사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면서 체크카드 승인건수가 나날이 늘고 있지만 이 역시 은행계 카드사의 몫이 될 전망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상반기 인기 체크카드 톱10' 전부 은행 계열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카드고릴라 웹사이트에서 1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집계된 체크카드 상품 조회 수와 신청 전환수 분석을 토대로 했다.

카드사별로 신한카드가 3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카드, NH농협카드, 국민카드가 2종으로 은행계 카드사의 강세를 보여줬다. 10위는 빅테크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차지했다.

1위는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쿠키체크'다. 이 카드는 지난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줬다. 전월실적 20만원 이상 사용하면 쇼핑, 커피, 영화, 편의점 등 분야에서 1~5000원 캐시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위 역시 우리카드의 '네이버페이 체크카드'가 장식했다. 전월 실적 없이도 이용금액의 1%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이어 ▲3위 '신한카드 딥드림 체크' ▲4위 'NH농협카드 라이언 치즈 체크카드' ▲5위 'KB국민 노리체크카드' ▲6위 'NH20 해봄 체크카드(NH농협카드)' ▲7위 '카카오페이 신한 체크카드' ▲8위 'KB국민 위글위글 첵첵 체크카드' ▲9위 '카카오페이 신한 콘 체크카드' ▲10위 '카카오뱅크 프렌즈 체크카드'가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체크카드 성장세는 인기 상품들의 열기에 더해 나날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82조3000억원) 중 체크카드가 17조8000억원을 차지해 전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승인건수도 5.8% 증가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기조에도 체크카드 상품은 계속해서 계좌 연동이 가능한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활성화 할 전망이다.

실제로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각각 전년보다 21.7%, 21.2%, 5.5%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건별로 즉시 결제가 이뤄져 결제 계좌이용수수료 부담이 큰데 금융그룹 아래 은행을 둔 카드사는 같은 계열사 은행을 통해 이 부담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업계 카드사는 이를 떠안기 어렵단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잠재 고객인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전용 체크카드 역시 기업계 카드사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만 12~17세 청소년도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담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청소년과 고소득 부모층을 동시에 선점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은행계 몫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이용수수료도 은행계보다 높고 오프라인 창구가 없어 소비자와 접점 찾기도 어려운 구조라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발급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판매 우위는 은행계가 앞서지만 체크카드가 업계 수익성을 좌우하진 않기 때문에 별다른 타격 없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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