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밍’으로 듣는다] ② 고음질 음원 전쟁..그런데 ‘고음질’의 기준이 뭘까?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7.25 19:30 의견 0
[자료=nicepng.com]

지난 기사에서는 음악을 듣는 방법이 어떻게 변하고 발전돼 왔는지 살펴봤다.([우리는 '스밍'으로 듣는다] ①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태동부터 '춘추전국시대'까지 7월 18일 본지 기사 참조)

이번에는 초보 음악 애호가부터 하이파이 마니아까지 늘 궁금해 온 '음질', 그 중에서도 '고음질'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최근에는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이 '고음질' 음원 재생이 아주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반드시 '저장용량이 크다=고음질이다'라고 단정 짓고 생각보다 비싼 요금제를 이용하기 보다는 간단하게라도 음질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본인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한 후 괜찮은 가성비를 지닌 음향기기를 ‘매칭’시킨 음감 생활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밝혀 둔다.

■ 음질은 왜 주관적인가?

인간이 지닌 오감(시각,청각,미각,후각,촉각)이 대부분 그렇지만 청각은 이 중에서도 매우 주관적인 요소가 가미된 감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선척적으로 뛰어난 청감각을 지닌 사람이나 양질의 ‘듣는’ 훈련을 오랜 기간 해온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나 뮤지션들이라면 수치적, 객관적인 영역의 소리를 잘 잡아낼 수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음질이 좋다고 여겨지는 이유가 무척 다양하고 대부분 주관적인 영역에 위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음질이 좋다고 여기는 주관적 기준은 어떤 것일까?

기자가 만나본 한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는 이에 대해 비교적 명쾌한 해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

첫째 잘 안 들리는 소리가 들리면 고음질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의 어느 지하철 역에서 스트리트 재즈 밴드가 녹음한 라이브 음원이 있다고 치자. 이 음원을 대용량의 고음질 파일로 들으면 저용량의 MP3파일로 마스터링된 버전으로 들을 때는 들리지 않던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가 간주부분에 들리게 된다. 저용량으로 압축을 하게 되면서 생략되거나 축소된 부분들이 비교적 명료하게 들린다는 이야기다.

이럴 경우 ‘고음질’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렇게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는 것이 자신의 음악감상의 취향적 측면과 크게 상관 없는 이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이런 부차적인 소리가 들린다고 해도 민감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음질적 향상이 있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주관적이다는 뜻이다.

둘째 자신이 선호하는 음역대가 음색이 표현이 잘되면 고음질이다.

여기서 일단 '선호'라는 단어 자체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두툼하고 힘이 넘치는 중저음역대의 베이스 기타 소리가 잘 표현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제 아무리 고용량의 파일 안에서 악기 소리 하나하나 반짝거리며 들리게 마스터링 된 고음질 음원보다 중저음 영역만 잘 표현되게 마스터링 된 3~4메가바이트 음원이 더 고음질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노이즈, 즉 쓸데 없는 잡음이 끼지 않고 해상력과 정위감, 공간감이 뛰어나게 표현된 음원을 고음질이라고 느낀다.

해상력, 정위감, 공간감 이라는 단어들은 오디오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수도 없이 접하게 되는 단어다.

해상력이 좋다는 말은 해상도가 좋은 화질의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하면 좋다. 같은 크기의 이미지 안에서 더 많은 시각 정보, 예를 들면 사각형의 픽셀(혹은 화소)을 담고 있으면 우리는 그것을 '고해상도', 혹은 '고화질' 영상이나 이미지라고 표현한다. 음원도 마찬가지다. 같은 크기와 시간을 지닌 소리 데이터 안에 더 많은 소리 정보가 담겨 있으면 고음질 음원이라고 칭할 수 있다.

정위감은 단어 그대로 '올바른 위치에서 소리가 들린다'로 이해하면 쉽다. 오케스트라 음악을 감상할 때 관악기, 현악기와 피아노, 리듬 악기가 실제 라이브 현장에서 각 악기의 위치가 연상되게 내 머릿속 가상의 공간에 펼쳐진다면 정위감이 좋은 음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위감이 좋다는 표현은 보통 "마치 라이브 현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다"라는 공간감이라는 표현과 불가분의 관계처럼 붙어다니게 된다.

한편 음질은 환경적인 요소에 따라서 주관적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환경 요소는 바로 어떤 음향기기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내 귀에 들리게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스피커 위주의 청음 환경이 일반화된 서구권과 이른바 '헤드파이(Head-Fi, 이어폰이나 헤드폰 등을 이용해 개인화된 공간에서 음악을 즐기는 것)'가 더 일반적인 한국과 일본 등과 음질의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척 다를 수 있다.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일부 국가에서 올해 말부터 무손실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하이파이(Spotify Hifi)'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쟁 업체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라는 320kbps(초당 비트 전송률) 음원보다 더 높은 비트레이트를 가진 음원이 서비스될 것으로 예측된다.

■ 그럼에도 음질을 객관화해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분명 존재한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고음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오로지 주관적이고 불명확할 뿐이게 여겨지겠지만, 분명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샘플레이트(Sample Rate)'와 '비트레이트(Bit Rate)'이다. 이 수치를 읽을 수 있게 되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음원 포맷의 차이를 알고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샘플레이트가 무엇인지 보자. 최초의 소리 정보는 모두 연속적인 ‘아날로그’의 형태로 이뤄져있다. 이 아날로그 형태의 정보를 0과 1로만 표현하는 디지털 형태로 바꿔서 저장을 하고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서 우리 귀에 전달하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는 과정이다.

연속된 아날로그 형태의 소리 정보 값은 무한대로 쪼갤 수 있다. 샘플(Sample)이라는 단어에서 쉽게 유츄할 수 있듯이 샘플링이란 이 연속된 형태의 소리 정보 값에서 특정 값을 추출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샘플레이트란 여기서 1초 당 추출되는 샘플 개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샘플레이트가 44.1kHz라는 값을 갖는 다면 이는 1초당 4만4100개의 소리 샘플을 뽑아낸다는 이야기이다.

더 높은 수치의 샘플레이트와 비트레이트를 기록할 수록 원음 소스와 파형이 비슷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료=소니]

대표적인 음원 기록장치이자 고음질을 판단하는 단어로 자주 쓰이는 ‘CD급’의 음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인 CD는 이 샘플레이트가 44.1kHz이다. 이보다 더 높은 샘플레이트 값을 가진다면 아주 자세하게 음원정보가 쪼개져 있기에 이른바 ‘고음질’의 영역에 포함되지만 실용성을 따진다면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CD보다 높은 품질의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비트레인트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정보나 데이터의 값 중 가장 최소의 단위로 구성된 비트(Bit)가 초당 얼마나 전송될 수 있는지 표시한 것이다.

1초당 전송되는 비트의 개수를 나타내는 비트레이트를 익숙한 개념으로 예를 들어보면, 초당 8킬로비트 정도면 전화 품질, 초당 96킬로비트를 전송하면 FM라디오 방송 수준, 320 킬로비트 이하 수준은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MP3 음원 수준이 된다.

각광받는 고음질 음원포맷인 ‘FLAC(Free Lossless Audio Code, 무손실 압축 포맷'의 경우 초당 1메가비트 이하의 비트레이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까지 살펴본 기본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기사에서는 MP3, FLAC 등 흔히 사용되는 음원 포맷들의 특징과 유·무선 음향기기로 각각 고음질 음원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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