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출액 격차 202억1200만달러..역대 최저 수준 기록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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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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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올해 1∼11월 한국과 일본의 대세계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2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29일 한국무역협회가 일본 재무성의 수출액 잠정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의 대세계 수출액은 6223억8600만달러로 확인됐다. 6425억9800만달러을 기록한 일본과의 격차는 202억1200만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달성했다.
한일 수출액 격차가 200억달러 수준으로 좁혀진 것은 올해가 최초다.
양국 간 수출액 격차는 지난 2013년 1552억달러로 줄어든 후 2021년까지 8년간 1000억달러대를 유지해 왔다. 이후 2022년 632억4000만달러로 좁혀졌으며 올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한국은 6위, 일본은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6위를 회복했으며 일본은 최근 3년간 5위를 계속해서 유지해 왔다.
올해 한국의 경우 전체 수출 중 54.9%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중국·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IT 경기 회복으로 한국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화장품·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된 점이 일본과의 수출액 격차를 좁히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주력 산업이 중국과 한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수출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엔화 약세 흐름에도 수출 증대 효과가 제한적인 것도 해외 생산 확대와 맞물린 일본 내 제조업 기반 약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엔화 약세는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더는 수출에서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수출 감소 현상은 한국의 가까운 미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간 통상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이전하고 있어서다.
한 무역업계 전문가는 "조심스럽지만 한국도 일본의 수출 둔화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 해외생산 시설 투자 등으로 국내 생산 기반이 많이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이 한국의 생산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국내에서 생산할 품목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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