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세계의 공장'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14억 인구와 7% 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는 이 거대한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한국식 접근법을 버리고, 인도의 '노 프라블럼'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24일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인도는 2026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2024년 11월 기준 인도의 시가총액은 5조2874억 달러로 세계 4위에 올랐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6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운영 중이며, 총 83억 달러를 투자했다.
대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세웠고, 현대자동차는 2023년 55만 2511대를 판매했다. LG전자는 2023년 인도에서 매출 3조3000원을 달성하며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기업의 성공 사례를 중소기업이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다. 복잡한 규제, 문화적 차이, 열악한 인프라 등 수많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의 문화적 특성인 '노 프라블럼' 정신은 한국 기업들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인도의 '노 프라블럼' 정신은 이 나라의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 표현은 단순히 "문제없다"는 의미를 넘어, 인도인들의 유연한 사고방식과 느긋한 생활 태도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약속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큰 문제로 여기지 않으며, 비즈니스 회의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대우자동차는 인도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진출이 실패했던 사례로 남았다. 대우자동차는 1994년 DCM 도요타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식으로 운영하다가 결국 7년만인 2001년에 철수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들을 위한 식당을 구분하지 않은 점은 직원들 간의 불만을 초래했고, 이는 회사 내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대우는 또한 예약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것은 예약자의 약 9%에 불과했다. 이는 수요 예측 실패로 이어졌고 생산설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실패는 현지 문화와 시장 특성을 간과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성공적인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현지 R&D 센터를 설립하고 인도 특화 제품을 개발한 것이나, 현대자동차가 27년간 꾸준히 투자한 것이 좋은 예다.
지난해 한-인도 교역액은 전년 대비 21.46% 증가한 278억 달러를 기록했다.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는 지금이 인도 시장 진출의 적기다.
'노 프라블럼'과 '빨리빨리'의 조화를 이룬 기업만이 인도라는 거대한 코끼리의 등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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