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개통에 늘어나는 탈서울..경기∙인천, 생애 첫 내 집 마련 쑥↑
통계청,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이주 32만명..가족·주택 문제 다수
경기∙인천,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급증..생활권역 확대로 수요↑
거래량 증가 파주∙신고가 경신 과천..GTX 수혜 속 거품 우려도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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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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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서울시의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탈서울 행보가 증가하고 있다.
경기 신도시에서는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사례도 늘었는데 광역시에 뒤지지 않은 생활환경을 보유했고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개통됨에 따라 생활 권역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는 총 32만5317명으로 서울에서 타지역으로 이주한 사례 중 26.27%를 차지했다. 이 중 경기와 인천에는 각각 27만9375명과 4만5942명이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인천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경기와 인천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을 구매한 사람은 총 11만3347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34% 증가했다. 특히 인천의 경우 2만4491건을 기록해 28.8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와 인천에서 인구 이동과 생애 첫 내 집 마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수도권 신도시를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은 적으면서 대중교통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 가능하고 각종 인프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인접 지역으로 이주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와 인천으로 전입하게 된 사유로는 주택문제가 전체의 32.42%를 차지했으며 가족과 직업, 주거환경이 각각 28.90%, 21.55%, 4.77%로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GTX-A 노선 일부가 개통되면서 서울 중심지까지의 출퇴근 환경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향후 GTX 노선이 추가 개통될 경우 생활반경은 더 확장되기에 탈서울 흐름과 함께 경기·인천의 부동산 거래 역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GTX-A 노선 개통 호재에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경기 파주의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성장했는데 올해 상반기 2020건 거래되며 2021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반기 거래량 2000건을 돌파했다. 매매가격도 7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8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주시의 아파트 매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GTX-A 노선 운정역 개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해당 노선이 개통하게 되면 파주 거주자들은 서울역까지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기존 50분가량 소요됐던 것과 비교해 무려 절반 이상 이동 시간이 감축되는 것이다.
GTX 개통으로 생활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청약 시장에서도 파주시 아파트에 관심이 급증했다. 7월 청약을 진행한 파주 ‘제일풍경채 운정’과 ‘파주 운정3 이지더원’은 각각 1순위 평균 경쟁률 126.6대 1과 60.5대 1을 기록했다.
또 다른 GTX 개통 수혜지인 과천에서도 최근 신고가 기록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8월에는 과천자이와 과천푸르지오써밋의 전용면적 84㎡ 매물이 각각 20억5000만원, 22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며 과천위버필드의 전용면적 84㎡ 매물은 7월 21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평소에도 준강남으로 평가되는 만큼 수도권에서도 높은 매매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8년 GTX-C 노선 과천정부청사역 개통 예정과 함께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진 효과로 분석된다. 이에 과천시는 최근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에 대한 외지인들의 투기를 막고자 우선 공급 대상을 ‘1년 이상 과천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로 제한했다.
GTX에 대한 기대감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일각에선 GTX의 실제 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재가 예상돼 비싼 가격에 구매했다가 적은 수요로 거품이 사라지면 급격한 가격 하락을 감당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와 인천 이주 사례가 늘고 GTX 노선 수혜가 있는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 중인 있는 만큼 직주 근접이나 비용적인 부담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노선 개통은 분명한 호재지만 막상 들어오더라도 실제 출퇴근에 있어서 환승과 같은 요인 때문에 멀다고 느껴질 수 있어 종합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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