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부동산·금융시장 불안 살펴야”..기준금리 3.50% 동결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22 11:1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기준금리 동결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피벗을 미룬 것은 무엇보다 불안한 부동산·금융시장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7월 이후 은행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178억원으로 이달 들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4조1795억원 불었다.

금통위는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의 제1 관리 목표인 물가도 아직 목표(2%) 안착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2.4%에서 7월 2.6%로 반등한 데다 향후 중동사태 등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 폭염 속 작황 부진 등의 불안 요소가 여전히 많다.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다소 높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됐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 달러화 지수와 장기 국채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강화 등으로 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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