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 수신상품 손질한 케이뱅크..고객·수신고 유치 사활

‘생활 속 케이뱅크’라더니 생활통장 금리 없애
파킹통장 고액 예금분 금리↑..수신상품 이원화
연내 IPO인데 수신고 감소세..성장성 우려 나올라
“일상생활 속 금융혜택 강화”..고객 기반 지속 확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9.11 11:5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케이뱅크가 ‘생활통장’ 등 대표 수신상품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고객과 수신고 유치를 늘리기 위한 행보로 보이지만 ‘일상생활 속 금융혜택 극대화’를 지향점으로 내세운 케이뱅크로서는 아쉬운 지점이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입출금만 해도 현금 혜택을 주는 입출금통장을 출시했다. 입출금통장에서 거래를 할 때마다 즉시 현금(블루카드) 또는 체크카드 캐시백 쿠폰(골든카드)이 담긴 리워드 카드를 제공한다. 리워드 카드에는 최대 1000원 현금 또는 최대 1만원 캐시백 쿠폰이 들어있다.

케이뱅크 사옥 전경 (자료=케이뱅크)

케이뱅크 관계자는 “입출금통장의 변화로 ‘케이뱅크 입출금통장 3.0’을 열었다”며 “‘생활 속 케이뱅크’ 지향점 아래 고객의 일상생활 속 금융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뱅크는 입출금통장에 현금 혜택을 늘리는 대신 금리는 낮췄다. 300만원까지 연 2.0%를 제공하던 금리를 0.1%로 내렸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입출금통장에 연 0.1%, 1.8%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입출금통장에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케이뱅크가 사실상 금리를 없앤 셈이다.

신개념 생활통장이라며 케이뱅크가 입출금통장을 개편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출시 당시 300만원까지 연 3% 금리를 적용한 케이뱅크 생활통장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좌를 돌파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최고 수준 금리를 제공하는 혜택이 주효했다.

케이뱅크도 생활통장 흥행 이후 일상생활 속 금융혜택을 극대화한다는 ‘생활 속 케이뱅크’를 지향점으로 내걸고 인기몰이를 이어왔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생활통장의 금리를 기존 3%에서 2%로 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0.1%로 내리면서 사실상 금리를 없앴다. 생활통장의 고금리 혜택 때문에 케이뱅크 통장을 개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케이뱅크 고객은 “수신상품 금리 변경 알림이 와서 금리가 조금 내려갔겠거니 했는데 0.1%로 줄었다”며 “사실상 생활통장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측은 새로운 현금 리워드로 기존 고금리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 인상으로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는 입출금통장을 개편하면서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없애고 5000만원 초과 금액에 연 3.0%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한도는 10억원, 금액과 관계없이 연 2.3%가 적용됐었다. 연 3.0%는 은행권 파킹통장 중에서 최고 수준의 금리다.

입출금통장의 혜택은 줄이고 파킹통장의 금리를 높이는 것은 이탈 가능성이 큰 입출금통장보다는 파킹통장으로 이동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입출금통장과 파킹통장이 확실히 이원화되면서 고객이 이용 목적에 따라 자금을 분리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파킹통장의 한도를 없애고 고액 예금분에 대해 추가 금리를 제공하면서 고액 예금 유치도 확대된다.

연내 IPO를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고객과 수신고 확보가 당면과제다. 케이뱅크의 2분기 수신잔액은 21조8530억원으로 1분기 말(23조9748억원)보다 8.9% 줄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신기반이 줄면 수익성 및 성장성 저하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측은 이번 입출금통장 개편으로 입출금 등 고객의 거래 자체가 곧 혜택이 되는 리워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금리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금리 혜택이 아닌 입금, 출금 등 일상 거래를 하면 할수록 더 큰 혜택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퍼스널본부장 강병주 전무는 “누구나 매일하는 입, 출금 등 거래 자체에 초점을 맞춰 기존 입출금통장의 개념을 바꿔 새롭게 만들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에서 혜택을 최우선으로 ‘생활 속 케이뱅크’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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