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쏙] 체이널리시스 “10년간 가상자산 범죄 뒤쫒아..규모 늘었지만 추적도 쉬워져”

한국 시장 투자 지속 “중요도 높아”..북한 해킹조직 대응 협조 약속

변동휘 기자 승인 2024.09.10 13:46 의견 0
체이널리시스 백용기 한국 지사장 (자료=변동휘 기자)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간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추적해온 이들은 관련 산업의 성숙에 따라 악용 사례와 규모도 커지고 있지만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기반으로 추적도 쉬워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북한 해킹조직의 가상자산 탈취 행위에 대해서도 협조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체이널리시스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미디어 브리핑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마이클 그로내거 CEO 겸 공동창업자 ▲백용기 한국 지사장 ▲김효민 수사자문 매니저가 발표를 진행했다. 가상자산 생태계 현황과 범죄 악용사례 및 수사 협조사례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먼저 그로내거 CEO는 글로벌 가상자산 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가상자산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으며 관련 사업이 금융과 점차 유사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승인된 가상자산 ETF는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의 형태를 띠게 됐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 거래량의 60%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블록체인이 국가 간 송금을 더욱 용이하게 만드는 형태로 전통 금융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과 가상자산 탈취 간에는 높은 수준의 상관관계가 있었다는 것이 그로내거 CEO의 설명이다. (자료=변동휘 기자)

다만 이러한 특성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각종 범죄 활동에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자금 흐름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이를 추적하는 것도 쉬워진 측면도 있다. 이에 체이널리시스도 가상자산 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범죄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DNA 분석이 일부 사건에만 활용됐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사건에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블록체인을 통한 범죄자금 추적 역시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주시하고 있는 이슈로는 ▲러시아의 사이버 인프라 관련 랜섬웨어 공격 ▲북한 해킹그룹 라자루스의 자금 탈취 ▲중국의 가상자산 범죄 방조와 공조 거부 등을 들었다. 실제로 북한 해킹그룹의 가상자산 탈취와 미사일 도발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국내 공공기관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체이널리시스는 1000개 이상의 민간기업과 200개 이상의 공공기관 등 민관 공조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백용기 지사장은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돌아온 크립토 스프링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시장 건전성 개선 ▲진화하는 가상자산 범죄 등이 중요한 점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국가별 가상자산 예상 수익을 살펴보면 한국 투자자들은 10억4000만달러를 벌어들여 세계 8위를 차지했다. 체이널리시스의 올해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비 27계단 뛰어오른 19위에 올랐다. 또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국내에서는 합법 서비스로의 가상자산 유입이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불법 자금 규모는 20% 줄었다.

체이널리시스 백용기 한국 지사장은 최근 가상자산 관련 범죄가 해킹이나 랜섬웨어 등을 넘어 마약이나 사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료=변동휘 기자)

반면 도난 자금 규모와 건수는 증가했으며 도난 피해는 주로 중앙화 거래소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국내 거래소들 역시 보안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랜섬웨어 피해액은 올해 7월까지의 기록만으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캠의 경우 광범위 폰지사기에서 특정 대상을 노린 ‘돼지 도살’ 방식으로 양상이 변하는 추세다. 또한 마약이나 사기 등으로 가상자산 관련 범죄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백 지사장은 자사 데이터 및 서비스를 이용해 법집행기관에서 회수한 금액이 15조원 이상이며 향후에도 가상자산 범죄 관련 수사에 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효민 수사자문 매니저는 로맨스 스캠의 사례를 기반으로 발견-분석-추적으로 이어지는 자사의 수사 지원 솔루션에 대해 설명했다.

그로내거 CEO는 “체이널리시스의 목표는 자금 흐름을 추적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드리며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체이널리시스 마이클 그로내거 CEO (자료=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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