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승부수’ SK그룹의 대격변..AI·에너지·반도체로 재편

임윤희 기자 승인 2024.08.22 10:09 | 최종 수정 2024.08.22 10:12 의견 0
이천포럼 2024에 참가해 질문에 답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를 기점으로 기업 재편이 본격화된 지 3개월 만이다. 계열사 통합과 비핵심 자산 매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며 SK그룹의 리밸런싱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22일 공개한 SK그룹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종속회사 수는 올 초 716개에서 667개로 감소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수가 줄었다. 리밸런싱 작업의 일환으로 63개의 종속회사가 청산 또는 매각된 결과다. 이 중 42개사는 태양광발전 등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매각됐고 9개의 베트남 투자법인이 청산됐다.

폐기물 처리업체 ㈜에이치솔루션 등 13개의 새로운 기업은 편입됐다. 그룹의 핵심 역량을 AI(인공지능)와 에너지, 반도체 분야에 집중시키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리밸런싱..AI·에너지·반도체로 재편

SK그룹의 리밸런싱은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됐다.

SK그룹은 19일부터 21일까지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이천포럼에서 AI를 중심으로 미래 혁신 방안을 구체화했다. 또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AI를 미래 핵심으로 낙점한 바 있다. 계열사 구조조정을 포함한 리밸런싱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SK E&S 추형욱 대표가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은 21일 이천포럼 마무리 세션에서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SK가 AI 데이터센터와 거대언어모델(LLM) 같은 서비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장 사이클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같은 방향성을 토대로 SK그룹의 리밸런싱은 순차적으로 진행중이다.

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 축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마무리 단계다. 합병으로 자산 총액 100조 원이 넘는 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고 전기화 사업에서의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또 다른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과의 합병을 통해 원소재 확보 경쟁력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리튬, 니켈 등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의 신규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SK엔텀의 합병으로 저장 역량을 강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SK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알짜 자회사인 SK렌터카를 매각하며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렌터카 지분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했으며 매매 대금은 82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자료=연합뉴스)

지주사인 SK그룹은 에너지와 환경 사업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며 사업 성장의 성과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자회사들은 분산됐던 핵심 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향후 SK그룹은 중복 사업 정리 등 추가적인 구조 개편 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리밸런싱에 대해 "그룹사 전반적인 전략에 동행하며 향후 AI 연관 사업으로의 진출이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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