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영업익 반토막 위기..철강 투톱 후판 협상 ‘난항’

2분기 영업이익 50% 이상 감소 관측
중국 저가 철강재 유입·판매 부진 등
조선업계와 상반기 후판값 이견 팽팽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7.01 10:47 의견 0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나란히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철강 투톱’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 2분기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최대시장 중국의 건설경기 불황으로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 수익성에 직결되는 후판 가격을 두고 조선업계와 협상이 길어지는 점도 악재로 떠오른다.

1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영업이익 67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이 기간 현대제철이 영업익 1310억원을 거둬 71.8%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황 개선이 희미한 탓이다. 올해 2분기 국내 열연 유통 평균가격은 전분기보다 5%, 철근은 8.5% 하락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판매 부진까지 겹쳤다. 하반기도 이런 이유로 반등이 어렵단 시각이 많다.

앞서 1분기에도 전방산업 침체가 두 회사를 덮쳤다. 포스코홀딩스는 이 기간 5830억원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17.3% 줄었다. 현대제철은 558억원으로 83.3% 감소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 부진에 우리나라 등으로 수출량을 늘리면서 저가 철강재가 제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초 올해 2분기부터 업이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 (자료=포스코)

■ 조선업계와 후판값 씨름 장기화..하반기 협상 미뤄질 듯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건설·가전 등 전방 수요 부진과 실적 내리막속 후판값 협상 난항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조선 3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현재 상반기 조선용 후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매해 두 차례 협상을 진행하고 통상 하반기 협상은 7월에 시작한다.

하지만 업계 간 이견차로 상반기 협상마저 지지부진해 하반기 협상 시기가 밀려날 전망이다.

후판은 두 업계의 핵심 매출원이다. 조선업계에선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해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철강사들은 반대로 높은 가격에 팔아야 수익성이 좋아진다.

작년 하반기 협상에선 후판값을 소폭 인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톤당 90만원 후반대에서 100만원 수준이었던 가격을 톤당 90만원 중반대로 맞췄다.

이런 까닭에 철강업계는 올 상반기 가격 인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와 시황 둔화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조선사는 전례 없는 수주 호황기를 누리고 있단 주장이다.

반면 조선사는 원재룟값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고 중국에서 저렴한 후판이 수입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가격 인하를 피력하고 있다.

일부에선 두 업계의 후판값 협상 장기화를 두고 회복기에 접어든 조선업계와 불황기를 걷는 철강업계가 단기적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춰 상생의 여지를 잃어가고 있단 우려를 내놓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와 한창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서로 상호이익을 증대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격 컨센서스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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