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늪’ 빠진 다중채무자..은행 카드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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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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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신용점수가 낮아 1·2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취약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 카드 대출을 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9일 연합뉴스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3.4%로 집계됐다. 2014년 11월(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말 2.5%에서 1년 만에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이를 두고 1·2금융권 대출에 실패하고 카드론 등으로 소액 급전이라도 쓰려던 차주들이 연체 늪에 빠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금융권은 지난해부터 대출 심사를 강화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 위주로 신용대출을 내주는 경향을 보였다.
고금리 장기화에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101조3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1천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이미 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은 다중 채무자들이 마지막으로 카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연체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말 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은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할 여지도 보이고 있다.
연체율이 3% 후반대로 올라서면 2003~2005년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05년 8월의 3.8%였다.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취약 차주들의 연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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