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족쇄 풀린 인뱅 3사..향후 추가 공급 계획 살펴보니

내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평잔 30% 설정..사실상 규제 완화
향후 3년간 3.2조원 추가공급은 과제..건전성 현황도 공개해야
CSS 재개발 나선 카카오뱅크..케이뱅크, 통신데이터 기반 특화모형
토스뱅크 “상품성 개선·판매 채널 확대..왜곡된 공급은 지양”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2.28 10:4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제가 사실상 완화됐다. 다만 향후 3년간 3조2000억원을 추가 공급해야 하는 만큼 인뱅 3사별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한 신용 평가 고도화와 건전성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2024~2026년 인터넷전문은행 저신용자 대출 공급 계획’에서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를 ‘평잔(평균 잔액)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금융당국은 ‘2024~2026년 인터넷전문은행 저신용자 대출 공급 계획’에서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를 ‘평잔(평균 잔액)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자료=각사)

이는 인뱅 3사가 올해 말까지 달성하기로 한 목표치보다 완화된 수준이다. 올해 연말까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말잔(말기 잔액) 기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였다.

올해 11월 말 기준 실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규모는 카카오뱅크 30.1%, 케이뱅크 28.1%, 토스뱅크 32.3% 수준으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는 연말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금융당국은 전체 차주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50%이고 고신용자에 비해 대출액 규모가 작으며 대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고려해 목표비중을 30% 수준보다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산정 시 말잔 대신 평잔 기준으로 전환하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한도 초과 대출잔액를 포함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대안신용평가(CSS) 추가 고도화와 건전성 및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인터넷은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인뱅 3사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추가 공급과 대안신용평가 고도화, 건전성 관리 계획을 세웠다. 종합하면 현재 총 9조5712억원 수준인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규모를 2026년에는 12조7873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3년간 3조2161억원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향후 3년간 5조2333억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9184억원을 추가 공급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모형 재개발, 마이데이터를 포함한 대안정보 활용 확대, 대환대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차량관련정보, 유통정보, 입출금 정보 등 대안 정보의 유의미성 검토 등을 통해 카카오뱅크스코어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조달원천 다변화, 부실채권 관리 선진화 등을 제시했다.

우선 중저신용대출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약 2.5~3배의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한다. 중장기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통해 조달원천을 다변화하고 캠코를 통한 매입형 채무조정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CSS 고도화로 금융이력부족자에 대한 변별력을 확대하고 안정적 대출 기반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중저신용대출 공급 체계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현재 3조634억원 수준인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을 향후 3년간 4조7837억원까지 늘린다. 신규 대안정보를 발굴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용평가 모델링을 적용해 CSS의 완성도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건전성 관리에서는 적극적인 부실채권 곤리를 통해 중저신용자 신규대출을 취급하기 위한 여력 확보에 나선다. 고유동성 채권 확보, 차입한도 확대 등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유동성을 건전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CSS 고도화와 상품성 개선 및 판매채널 확대를 통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중저신용자를 포용할 계획”이라며 “특정 차주의 대출을 중단하거나 신용 대비 과도한 한도를 부여하는 왜곡된 공급은 지양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을 2조7703억원까지 늘린다. 지난달 말 대비 5774억원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대안정보 특화 머신러닝 모형 개발 및 앱 이용정보를 활용하는 CSS 고도화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통신데이터 기반 특화모형을 개발해 모바일사용시간, 데이터 사용량,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용정보 등 추가 대안정보 활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부실채권 증대에 따른 회수관리조직을 확대하는 채권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유동성 위기 시 현황 파악과 대웅수준 판단을 위한 긴급대책 계획도 운영한다. 유상증자를 추진해 고유동성 자산 및 신사업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잔액의 성장과 함께 중저신용자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이 실질적으로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인뱅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이행 현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비중 뿐만 아니라 CSS 고도화 실적과 건전성 관리 현황까지 포함된다. 그동안 분기별 이행현황 공시에는 건전성 관리 현황이 빠져있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계획 미이행 시 신사업 인·허가 등에 고려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 및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계획 이행 여부를 질적 판단요소로 감안하겠다는 의미다.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CSS 구축 및 건전성 관리 계획을 면밀하게 심사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 IPO(기업공개) 시에도 상장 관련 서류, 증권신고서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계획을 명확하게 기재·공시토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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