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희 단상] 소비자는 더 이상 그린워싱에 속지 않는다

임윤희 기자 승인 2024.09.06 07:00 의견 0
임윤희 산업부 차장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기업의 ESG경영을 두고 정부와 소비자가 진짜와 가짜를 걸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ESG 마케팅에 올라타 브랜드 가치를 세탁하던 기업들은 이제 '그린워싱' 리스크를 점검해야할 상황에 몰렸다.

ESG 경영의 중요성은 모든 산업에서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ESG 지표를 개선해 평판을 관리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젊은 세대는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을 기피하고, 투자자들은 ESG를 장기적 성과와 리스크 관리의 지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업들은 ESG 경영을 강화하며 관련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일부 기업의 ESG 경영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린 워싱'은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그와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 제로"를 외치는 일부 기업은 실제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홍보하지만, 그 원료가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로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ESG 경영의 본질을 왜곡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SK이노베이션이 ESG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그린 워싱은 기업 신뢰도에 치명적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이를 쉽게 간과하지 않는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스캔들은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로 회자된다. 2015년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 차량이 대기 오염을 줄인다며 홍보했다가 배출가스 테스트 결과 조작이 알려지며 치명타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폭스바겐은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 대의 차량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총 300억 달러 이상의 벌금과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는 폭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고, 그린워싱의 대표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이 사건은 기업의 투명성과 진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ESG 경영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장기적으로 그린 워싱의 결과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탄소중립은 글로벌 사회의 일원인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단순한 이익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 위기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발언은 기업들이 ESG 정신을 실천하고, 진정한 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업의 책임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다.

진정한 ESG 경영은 마케팅이 아닌, 기업 전반에서 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모범적인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또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진정한 ESG 경영은 장기적 계획과 실질적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하며, 그 성과는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되어야 한다.

ESG 경영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이를 단지 '그린 워싱'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제 기업들은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고,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이를 면밀히 감시하고 평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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