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아시아 넘버원’ 금융사 도전..동남아 3대 법인 키운다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 달성 제시
인니·베트남·캄보디아 3대 법인에 총 5억불 증자
폴란드·중동 지역 차기 거점 육성..기업금융 확대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0.25 12:09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이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동남아를 세컨드 홈(2nd Home)으로 삼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해 현지 리딩뱅크로 키우고, ‘K-방산’의 전초기지로 급부상한 폴란드와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중동을 차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글로벌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15.4%인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30년에 25%까지 끌어올려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글로벌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윤성균 기자)

이날 발표를 맡은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은 “추가적인 은행 인수합병 없이 현지 법인이 지금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17~18% 안팎의 수익 비중을 달성할 수 있다”며 “부족한 8%는 인수합병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부문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24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 466개를 운영 중이다. 현지 법인은 11곳, 해외지점 수는 22곳, 사무소는 4곳이다. 글로벌 부문의 지난해 말 총자산 348억 달러, 당기순이익 3억4000달러를 시현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총자산 9%, 당기순이익 23%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의 경우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32%를 달성했다.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3대 법인 비중도 2019년 35%에서 지난해 43%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은행이 동남아를 세컨드 홈으로 삼아 이들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의 빠른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이들 법인에 대한 증자를 추진한다. 증자 규모는 인도네시아 2억 달러, 베트남 2억 달러, 캄보디아 1억 달러 씩 총 5억 달러 수준이다. 수익이 많은 곳에 더 많이 투자하는 효율적 자본배분전략이다.

법인별로 구체적 성장전략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 상위 10위 은행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급성장세인 자동차할부금융 지출, 기업금융전문인력 강화, 대출전용 애플리케이션 운용을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 증권·보험업에 진출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 리딩뱅크 도약이 목표다. 리테일여신 포트폴리오 과 리테일 점포 확대를 통해 리테일 여신 비중을 현재 30%에서 50%로 키운다. 플랫폼사와 제휴를 통해 신상품 출시 및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캄보디아 톱5 은행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성장전략으로 우량자산 중심 자산증대와 새로운 수익원 발굴, 네트워크 차별화, 디지털뱅킹 강화 등을 제시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는 안정적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고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라며 “우리은행이 20년 이상 진출해 영업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투자하고 육성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차기 거점으로 폴란드와 중동을 제시했다.

최근 폴란드는 K-방산의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폴란드를 국빈 방문해 최대 30조원으로 추산되는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기업의 무기 수출계약이 연이어 성사되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회로 폴란드 사무소를 폴란드지점으로 승격시켜 국내기업의 무기 수출에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사무소가 지점으로 승격되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여신한도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어 보다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진다.

윤 부행장은 “지난 8월과 9월 두번 폴란드를 직접 방문해서 현지 감독당국과 면담에서 지점으로 개선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폴란드 현지의 비유럽연합 국가의 금융기관 진출 사례가 부족하지만 지점 승격을 신속하게 진행해 K-방산 수출 등 현지 진출 한국 기업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초대형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우리은행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3년 바레인지점을 설립했고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이 중동 금융허브로 부상하던 2014년 두바이지점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바레인지점은 사우디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영세율 적용 등 금융규제가 약한 곳으로 네옴시티와 직접 관련이 있는 대규모 신디케이트론 등 인프라금융에 집중할 예정이다.

두바이지점은 현재 한국계 지상사 진출이 활발한 만큼 전통적인 기업금융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우리은행은 중장기 글로벌 전략 추진과 더불어 촘촘한 리스크 관리와 완벽한 내부통제 시스템도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리스크관리에서 ▲국외점포 통합 관리감독체계 ▲24시간 부실징후 대출 전수점검 제도 ▲글로벌심사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윤 부행장은 “‘리스크관리 없이 해외진출 없다’라는 것이 글로벌 사업의 철칙이다”라면서 “진출한 24개 나라의 중앙은행과 감독기관, 현지 법령을 준수하면서 영업을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고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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