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품 거쳤다”..‘빅딜’ 노리던 버거 프랜차이즈, 넘지 못한 ‘몸값의 벽’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2.21 17:50 의견 0
지난해 유명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줄줄이 매물로 나왔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지난해 새 주인 모시기에 일제히 나섰던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각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코로나 호황에 힘입어 몸값을 올려왔으나, 올해 고물가·고금리 등 시장 환경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자 ‘제값’ 받기가 어려워진 모양새다.

21일 식품·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 중인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당초 시장 예상가보다 낮은 인수가로 거래됐거나 가격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윤곽이 드러난 업체는 KFC코리아와 한국맥도날드, 맘스터치다.

KFC코리아는 지난달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품에 안겼다. KFC코리아를 운영하는 KG그룹은 오케스트라 프라이빗 에쿼티(PE)와 KFC코리아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당초 예상 가격인 1000억원보다 떨어진 600~7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는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동원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당초 한국맥도날드의 당초 거론된 시장 예상가을 밑도는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초기인 지난해 하반기 한국맥도날드의 예상 매각가는 5000억원대로 거론됐다. 이는 시장 인지도와 매출 기준 업계 1위라는 점이 반영된 평가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본입찰에 참여한 홍콩계 사모펀드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는 6000~7000억원대다. 맘스터치는 한때 최대 1조원의 몸값으로 언급됐으나 실제 가격은 약 30% 이상 떨어진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버거킹은 작년 매각을 중단하고 브랜드 가치 올리기에 집중했다. 버거킹은 지난 2021년 M&A시장에 나왔으나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특히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버거킹을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는 재정비 후 올해 하반기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4대 버거 프랜차이즈는 공통적으로 시장 예상보다 실제 몸값이 낮아진 상황이다. 국내 버거업계는 코로나 이후 호황을 누렸다. 외부활동이 줄면서 배달 수요가 급등해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경제활동 재개로 오프라인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연이어 외식 특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버거 매물이 쏟아진 이유 역시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시장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버거업계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물가 인상 여파로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국내 버거 시장 경쟁이 심화돼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물가 부담을 이기지 못한 롯데리아·맥도날드·KFC·맘스터치·노브랜드 버거 등 주요 버거 업체가 올해 초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당분간 매각을 준비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 제고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수익성 위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한국 버거킹은 이동형 신임 대표를 선임해 매각을 재추진에 나선다. 이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일본 버거킹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며 매각을 위한 ‘경영 효율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회사 경영을 총괄하면서 매각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맘스터치는 해외 현지 법인을 철수하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사업 운영 구조를 변경했다. 현지 업체에 매장 운영 권한을 부여한 대가로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아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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