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확보 위해 애플페이 노리는 카드사..간편결제시장 유료로 재편되나

현대카드, 지난해 신판수익 1위..애플페이 도입 효과 '톡톡'
애플페이 검토 나선 카드업계..2030세대∙해외이용 증가 '기대'
무료 제공 삼성페이 유료화 가능성↑..수수료 부담 가중 우려

우용하 기자 승인 2025.01.23 10:5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현대카드가 지난해 신용판매 수익 1위를 기록하면서 다른 카드사들이 서비스 참여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로 몰릴 경우 서비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삼성페이가 유료화하며 비용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에 힘입어 전업 9개 카드사 중 지난해 연간 신용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자료=현대카드 뉴스룸)

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연간 신용판매로 166조2688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업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그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해 온 신한카드보다 2348억원 더 많이 판매한 것이다.

개인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131조1224억원을 달성해 시장 점유율 20.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결제액은 126조7234억원으로 점유율 19.4%를 기록했으며 KB국민카드에선 107조6921억원이 결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수익 격차는 해외 결제 부문에서 더 두드려졌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해외 신용 결제액은 3조8486억원으로 점유율 18.84%를 차지한 반면 신한카드의 결제액과 점유율은 각각 3조3620억원, 16.33%로 조사됐다. 지난 2023년만 해도 신한카드가 0.72%포인트 앞선 것과 달리 1년 새 역전은 물론 격차도 2.5% 벌어진 것이다.

가맹수수료율 감소로 신용판매 수익에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현대카드가 점유율을 확보한 배경으론 애플페이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현재까지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 겸용 카드 등록 시 해외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선제적인 도입으로 경쟁사보다 먼저 아이폰 이용 고객을 선점할 수 있었던 성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카드에선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 후 한달 간 신규 카드 35만5000여장이 발급됐으며 이 중 MZ세대의 신규회원 비중은 79%에 달했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도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먼저 신한카드가 다음 달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으며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 등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는 것은 신용판매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현대카드처럼 아이폰 사용 2030세대 고객을 확보하고 이용 편의를 확대해 해외 사용 실적까지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출시한 트래블 카드가 애플페이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물론 해외 결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카드업계가 애플페이 도입 시 기존에 제휴를 맺고 있던 간편결제사와 수수료 갈등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해 부담하고 있는 수수료는 결제 건당 0.15%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5년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체결해 수수료를 받지 않아 왔다. 국내에서 애플페이 도입 소식이 처음 나온 2023년 이후 협약의 자동 연장은 중단했으나 당시 현대카드만 도입해 무료 정책은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카드사인 신한과 KB국민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게 될 경우 삼성페이 역시 수수료 정책 변경할 가능성 높다. 시장 확보를 위해 무료로 제공해 왔는데 애플페이 제휴가 증가한다면 이를 고수할 이유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확산으로 삼성페이가 유료화에 나선다면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도 수수료 체계를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간편결제 시장의 유료화는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사가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자 무이자 혜택을 비롯한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하려는 것은 신용판매 수익이 거듭 악화되는 상황에 2030세대 미래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며 “시장 유료화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 우려와 소비자 혜택 감소가 언급되지만 이는 삼성과 애플이 얼마만큼의 수수료를 요구하는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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