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소비부진에 희비..삼성물산·SI·한섬·F&F 울고 휠라·이랜드 웃고
패션·의류업계, 고물가·고금리·경기부진 삼중고 직격탄
소비심리 하락에 삼성물산 패션 영업이익 12.4%↓
이랜드, 뉴발란스 1조·스파오 6000억 상승 흐름
휠라, 홀세일 축소·리테일 강화 등 유통채널 조정 효과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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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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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패션·의류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내수 침체와 이상고온 여파로 부침을 겪고 있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해 4분기 막판 뒤집기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4일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지난해 패션 명가로 꼽혔던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패션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2023년 2조원 매출을 기록했던 F&F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조40억원,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7%, 12.4%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소비심리 하락 및 기후 영향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액은 전년대비 2.56% 감소한 1조 3197억원, 영업이익은 17.39% 감소한 403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섬은 매출액 1조4945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4%, 29.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F&F의 실적도 내림세다. 에프앤가이드는 F&F 지난해 매출 1조9052억원, 영업이익 447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71%, 1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주력 브랜드인 MLB의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23% 줄어든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고물가, 고금리, 경기부진 등 삼중고 영향으로 업황이 부진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더해 패션기업들의 브랜드 경쟁력 약화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투자업계는 해당 기업들이 전개하는 라이선스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이 성숙기를 넘어 쇠퇴기에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불황 가운데 이랜드와 휠라는 다른 실적 행보를 보였다.
이랜드는 지난해 뉴발란스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스파오 매출이 전년대비 25% 증가한 600억원으로 확대됐다.
뉴발란스의 경우 스포츠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국내 고객 취향을 반영한 의류 기획력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 스파오는 해외 생산 공장이 1년에 걸쳐 안정적인 생산 타임라인을 확보하고 공임비 및 상품 가격 인하를 실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휠라는 2022년부터 홀세일 축소·리테일 강화 등 유통채널 조정과 한소희를 엠버서더로 내세우며 마케팅을 강화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또한 인터런·에샤페 신발 출시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브랜드 리빌딩 작업을 3년에 걸쳐 진행하면서 반등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 아쿠쉬네트 배당수익으로 약 1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글로벌 로열티로 78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는 등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패션시장 시계 제로가 이어질 것으로 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쇠퇴기를 걸은 만큼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의류 섹터는 상장 브랜드의 경쟁력과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영향으로 국내 기업 실적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개별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강한 기업이 턴어라운드를 실현하는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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