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신세계그룹 계열과 쿠팡이 충성 고객층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비 침체가 심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1인당 씀씀이는 적잖게 줄었다.
26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산출한 지난해 이커머스 플랫폼별 연간 신용카드 결제추정액을 보면 쿠팡이 35조372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G마켓(4조9599억원), 11번가(4조1268억원), SSG닷컴(3조2570억원), 컬리(1조6841억원), 옥션(1조3922억원), 알리익스프레스(1조3517억원) 등 6개 사의 합산 결제추정액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월평균 활성 이용자(MAU) 수도 쿠팡이 3096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이어 11번가 785만명, 알리익스프레스 663만명, 테무 586만명, G마켓 483만명, 컬리 322만명, SSG닷컴 207만명, 옥션 205만명 등의 순이다.
중국계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각각 3∼4위까지 치고 올라온 게 눈에 띈다. 2023년 월평균 MAU가 각각 393만명, 111만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68.8%, 428.7% 급증한 것이다.
쿠팡도 2023년(2990만명) 대비 3.6% 늘며 선방했다.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음에도 시장에서 예상한 대규모 회원 이탈은 없었던 셈이다.
MAU와 결제추정액을 토대로 집계한 1인당 평균 결제추정액은 다소 양상이 달랐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이 13만1772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9만5166원으로 2위였다.
그 뒤를 G마켓(8만5200원) 옥션(5만6454원), 11번가(4만3849원), 컬리(4만3598원) 등이 따랐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각각 1만6849원, 7053원으로 최하위권이었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통상 특정 플랫폼 이용이 잦은 충성 고객일수록 1인당 지출액이 높다고 본다.
SSG닷컴의 1인당 평균 결제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과 같은 오프라인 계열사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 특성상 충성 고객 확보에 용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장보기 상품부터 패션, 명품, 화장품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한 플랫폼 내에서 교차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반대로 초저가 공세를 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지난해 국내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의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데는 뚜렷한 한계를 노출했다.
지난 한 해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가 거셌으나 전체적으로 기존 플랫폼의 충성 고객을 위협할 정도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년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1인당 결제추정액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쿠팡만 11% 늘며 상승 기조를 이어갔을 뿐 11번가(-20%), SSG닷컴(-17%), 옥션(-7%), G마켓(-4%), 알리익스프레스(-3%) 모두 부진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침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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