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 잊어라" IPO 앞둔 현대오일뱅크..강달호·주영민 '공동대표 체제' 승부수
강달호 부회장·주영민 사장 '공동대표' 내정..향후 임시 주총서 선임
HPC 연말 가동..호실적 견인VS예상 밖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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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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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으로 직진하기 위해 IPO(기업공개) 엑셀을 밟고 있다. '베테랑 오일맨' 강달호 부회장과 주영민 사장을 앞세운 공동 수장 체제가 두 번의 증시 입성 실패를 성공으로 반전시킬 히든카드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달 사장단 인사를 열고 현대오일뱅크의 강달호 사장과 주영민 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강 부회장과 공동대표에 내정된 주 사장은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날 "강 부회장과 주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결정됐고 주주총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세 번째 IPO 도전을 위해 '수장 강화'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이다.
주 사장은 화공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오일뱅크에서 생산기획·수급전략 등 업무를 거쳐 지난 2018년 11월부터 원유수입 및 제품수출을 담당하는 글로벌본부장을 맡아왔다. 그는 정유생산에 더해 다양한 수입·수출 업무까지 두루 경험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강 부회장 역시 2018년 수장에 오른 후 현대오일뱅크의 '탈정유'를 꿈꾸며 석유화학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온 36년차 오일 전문가다.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안정적인 수익 토대를 마련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두 베테랑 오일맨은 현대오일뱅크의 핸들을 함께 잡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향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6월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이사회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한다고 공식화했다. 기업 가치는 최대 1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과거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진행된 IPO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과 지분 매각 등으로 상장 작업을 중단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에 강 사장은 수소·석유화학 등 '탈정유'를 토대로 한 신사업 추진에 팔을 걷어붙이며 기업 가치 강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중심에는 HPC(석유화학분해시설)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3조원을 투자해 연간 폴리에틸렌 85만톤과 폴리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하는 대규모 친환경 석유화학 사업이다. 올해 말 상업가동이 예정됐다.
강 사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HPC프로젝트로 실적 전망은 밝지만 이에 따른 누적 부채비율은 부담 거리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22%로 1년 전보다 55.7%포인트 악화했다. 부채도 3조7506억원으로 불었다. HPC 관련 투자 규모가 계획보다 증액되면서 대규모 자금 지출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채비율이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부채가 얼마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200%를 넘으면 보유 자본보다 부채가 두 배 많다는 뜻이다.
이런 까닭에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두 수장의 공동 지휘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재무불안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 IPO 완주를 위한 중기적 핵심 과제라는 평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3분기 부채비율은 규모가 역대 가장 큰 사업인 HPC프로젝트로 조금 올랐지만 큰 영향은 없다"면서 "IPO를 위해 기존에 준비했던 사업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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