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 이슈 일단락..등 돌린 소비자 되찾기 위해선 ‘개선과 쇄신’이 최우선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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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1 15:36 | 최종 수정 2021.05.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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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탈도 많고 논란도 줄 잇던 남양유업의 주인이 바뀐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자신과 가족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홍 전 회장의 경영과 승계 포기 선언에도 여론은 싸늘했다. 불매운동이 진정되지 않자 회사는 위기에 처했다. 결국 남양유업은 창사 57년 만에 오너 경영 역사를 마무리 짓게 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오너 일가는 지분 53.08%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 양수도계약을 지난 27일 체결했다.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남양유업의 새 주인은 한앤컴퍼니로 변경된다.
■한앤컴퍼니, 남양유업의 새주인으로..‘지배구조 개선’으로 신뢰 회복 꾀한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한상원 대표가 설립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다. 한 대표는 모건스탠리에서 PE 한국대표와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로 지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다. 주로 제조업 분야 투자와 인수합병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 대표는 저평가 되어 있는 기업을 싸게 인수해 경쟁력을 키운 후 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어왔다.
한앤컴퍼니의 유사업종 인수사례로 웅진식품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5년 만인 2018년 대만 식품업체 퉁이 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국내 3위 음료업체인 웅진식품의 투자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진출을 꾀하는 해외기업을 노린 것이다. 해외시장 공략으로 성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한앤컴퍼니는 ‘지배구조 개선’을 필두로 남양유업 가치 제고에 나선다.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한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감독 기능의 이사회와 업무 집행 기능의 집행임원을 별도로 구성하는 제도다. 집행과 감독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면 감독기능이 강화돼 지배구조가 투명해진다. 책임 경영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보도자료를 통해 “남양유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효율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분 매각만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와 소비자 불신에 대적하기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오지만 시장은 빨간불을 켰다. 남양유업 주가는 31일 기준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치고 올라갔다. 남양유업은 31일 오후 1시 30분 기준 7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3년 3개월여 만에 장 중 주가 70만원선을 돌파했다.
■남양유업, 유업계 1위 탈환 가능할까..‘이미지 쇄신’이 우선돼야
남양유업의 오너 이슈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오랜 시간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혀져 온 만큼 이미지 쇄신이 우선이다. 또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낙농가까지 피해가 간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세종공장 영업 정지 처분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세종공장의 경우 남양유업 제품의 40% 가량이 생산된다. 세종공장에 영업 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분유와 발효유 제품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던 남양유업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식품시장동향에 따르면 분유 시장에서 남양유업은 2016년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다 2019년부터 매일유업에 선두를 내줬다. 발효유 시장에서도 빙그레와 1·2위 다툼을 하고 있는 만큼 남양유업의 공백은 빙그레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린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분유업으로 시작해 오랜 기간 유제품 부문 기술·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장수 브랜드 운영과 지속적인 R&D 투자 등에 강점이 있다”며 “오너 리스크 및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양유업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매각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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