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약 경쟁률 급감한 인천계양A3블록..사전청약자, 늘어난 분양가 부담에 ‘줄포기’

인천계양A3블록, 추정 대비 분양가 19%↑..경쟁률 3대 1로 감소
분양가 인상에 이어진 본청약 포기..LH, 원가 수준 공급 ‘노력’
본청약 앞둔 3기 신도시·수방사 부지..사전청약자 이탈에 관심 ↑

우용하 기자 승인 2024.10.14 11:0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사전청약 당시 12대 1 이상 경쟁률을 보였던 인천계양 A3블록 신혼희망타운의 본청약이 진행됐지만 절반에 가까운 사전청약 당첨자가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 상승 부담에 포기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사전청약자들의 이탈로 물량이 늘어난 수도권 공공분양 일부 단지에선 일반공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이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 내용에 대한 답변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본청약을 진행한 인천계양 A3블록의 경쟁률은 3.14대 1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사전청약 당시 12.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사전청약이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분양주택의 공급시기를 일반 청약보다 빠르게 공급하는 제도로 1~2년 뒤 본청약을 진행하게 된다. 사전청약제는 2021년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나 본청약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2022년 민간부문이 먼저 폐지됐으며 올해 5월 공공부문도 폐지됐다.

계양 A3블록의 경쟁률 부진은 본청약 일정이 지연되는 동안 분양가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해당 블록의 본청약은 2023년 10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 본청약은 지난달 30일 진행됐다. 11개월가량 늦어진 가운데 사전청약 당시 3억3980만원으로 추정됐던 전용 55㎡의 분양가는 본청약에서 4억480만원으로 올랐다.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오른 만큼 3년이란 시간 동안 무려 19%인 6500만원 증가한 것이다.

특히 계양 A3블록의 경우 신혼희망타운으로 지정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했지만 본청약에 참여한 비중은 65.5%에 불과했다. 3년 사이 분양가가 급증한 결과 전체 사전청약자 236명 중 45.5%인 106명이 본청약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계양 A3블록의 분양가 급증을 두고 LH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신혼희망타운 지원 자격은 3인 가구·세전 월 소득 기준 422만원이다”며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본청약 지연 기간인 11개월 동안 모아도 부족한 금액인데 갑자기 그 금액을 추가로 부담하라는 것은 신혼부부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결정이다”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한준 LH 사장은 “사전청약 대상자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LH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이익을 남긴다는 생각보다 사전청약자의 입장에서 원가 수준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본청약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분양가 상승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본청약 포기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본청약이 시행되지 못한 단지가 78곳이나 있고 평균 지연 기간은 16.6 개월에 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예정돼 있던 경기 남양주 왕숙2지구 A1·3블록의 본청약은 2026년 3월로 연기됐으며 하남 교산지구 A2블록의 일정은 내년 3월로 미뤄졌다.

물론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관리에 나섰지만 대부분 중장기 대책으로 이뤄져 있어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각에선 사전청약자 이탈에 따른 추가 물량이 발생하자 일부 수도권 공공분양 단지의 관심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사전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 부지 공공분양 아파트의 본청약에선 224가구 중 13명이 이탈했다. 수방사 공공분양 아파트는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인근 시세보다 5억원 이상 저렴해 작년 6월 사전청약 당시 최고 경쟁률 645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8000만원가량 분양가가 상승하자 본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수방사 부지의 본청약 매물은 52가구로 늘었다. 일반공급 신청은 오는 15일부터 가능하며 수억원대 차익이 가능한 만큼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전청약 당시 예상했던 금액보다 분양가가 많이 늘었어도 교통·입지 조건이 우수한 3기 신도시나 수방사 부지의 경우 억 단위 차익이 가능하다”며 “공공분양임에도 분양가가 크게 오른 점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여전히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취소 물량에 대한 관심도 있는 만큼 전체적인 흥행 부진을 예견하긴 일러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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