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지주가 6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연초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풀리며 회사채 발행이 활발한 것과 달리 장기 기업어음(CP)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4일 롯데지주는 6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600억원 규모 CP 발행으로 조달하는 실 금액은 총 553억원으로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된다.
롯데지주가 회사채 발행이 아닌 CP 발행으로 선회한 이유는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자금 조달처 다각화와 수요예측 없이 빠르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등급 전망 ‘부정적’ 변경에 따른 통합신용도 하락으로 롯데지주의 신용도도 AA-(부정적)으로 변경되면서 회사채 발행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높은 자체 재무부담 등으로 통합신용도 대비 낮은 신용등급이 부여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그룹 경영효율성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가 지속되면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자체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2019년말 1조2000억원에 불과하던 순차입금이 2021년말 2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4년 3월 말 3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자산개발 등에 대한 출자가 이어지고 있고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자회사에 대한 지원부담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그룹의 단기 채무상환부담이 낮고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에 주목해 기업어음 등급을 A1로 책정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그룹 내부 자금 사정과 시장 상황에 맞춰 적합한 자금조달 창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