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HD현대·에쓰오일 등 정유업계, 영업익 80%↓..비상경영·위기탈출

경기침체·고금리·고유가 등 겹악재
주 6일제 시행·CAPEX 규모 축소 등
DT로 연 100억원 이상 비용개선 기대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7.12 06:00 의견 0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가 올 2분기 80% 이상 급감한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가 올 2분기 80% 이상 급감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다. 하반기도 정제마진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위기 탈출은 어려워 보인다. 이에 각 사별로 비상경영에 돌입하거나 디지털 전환 노력으로 비용절감에 나서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HD현대오일뱅크는 이달 1일부터 임원들에 한해 주 6일제 근무에 돌입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위기 대응책이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영업익 6167억원으로 정유 4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 기간 에쓰오일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영업익 1조원을 돌파했다.

상황이 이러니 올해 자본적 지출(CAPEX)도 전년보다 21.7% 줄어든 6030억원으로 잡았다. 회사는 이 비용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후설비 유지보수 및 판매시설 확대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정유업계의 비용절감 노력은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우선 GS칼텍스는 지난 2019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여수 공장에 운전 자동화 시스템을 확보하고 50여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150억원 이상의 수익성 개선 및 비용절감 효과를 이뤘다.

에쓰오일도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업무 혁신으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공장 ▲디지털 마케팅 ▲스마트 워크 등 3개 영역에 대한 1단계 디지털 전환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최신 기술 동향과 국내외 선진 사례를 조사 분석해 2단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업무 자동화와 지능화로 연간 100억원 이상 비용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울산콤플렉스(울산CLX) SK에너지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 2.0을 도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생산 현장에 AI를 들여 최대 수익성을 얻는 운전 조건을 도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자료=GS칼텍스)

■ 정유 4사 영업익 80% 이상 감소할 듯..하반기도 장담 어려워

정유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꾀하는 이유는 불투명한 업황 탓이다. 반등하던 정제마진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상황이 녹록지 않다.

IBK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이 올 2분기 영업익 85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81.2%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시장 기대치 3716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삼성증권은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이 이 기간 8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5911억원)와 비교해 85.2% 급감한 수치다.

또 키움증권은 GS칼텍스가 같은 기간 영업익 800억원으로 전분기(4166억원)보다 8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1분기 3052억원에서 2분기 560억원으로 81.6%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5~6월 유가·정제마진이 급격히 하락했다”며 “내년까지 상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정제마진 하락 등 대외적 요인이 1분기 이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석유제품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어 하반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탄소중립과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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