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MN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MBK·영풍 측은 이사회 장악에는 실패했지만 신규 이사 3명을 이사회에 진입 시켰다.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에서 노조원들과 관계자들이 주총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 등 7개 안건을 처리했다.

고려아연은 주총 직전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 지분을 10.03%로 끌어올려 상호주 관계를 형성, 영풍(지분 25.42%)의 의결권을 차단했다. 이로써 MBK·영풍 연합의 실효적 의결권은 15.55%로 축소됐고 최 회장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34.35%를 확보하며 유리한 고지에서 주총을 주도했다.

주요 쟁점이던 ‘이사 수 상한 설정안’(19명으로 제한)이 71.11%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안건은 현재 제한이 없는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수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내용으로, 최 회장 측이 제안했다. MBK·영풍 측은 이번 주총에서 17명의 신규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고려아연 이사회를 단번에 장악하려 했다.

이어 집중투표제로 표결이 진행된 이사 선임 표 대결에서는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5명과 MBK·영풍 측 추천 후보 3명 등 총 8명이 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 측 후보로는 이달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김보영 한양대 교수 등 3명이 재선임됐고, 제임스 앤드루 머피 올리버 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등 2명이 신규 선임됐다.

MBK·영풍 측 이사 후보로는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권광석 우리금융캐피탈 고문 등 3명이 신규 선임됐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구성은 기존 ‘5 대 1’에서 ‘11 대 4’로 재편됐다. MBK·영풍 측은 이사회에 진입했지만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한 모양새다.

MBK·영풍 연합은 지난 8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를 신설 법인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향후 의결권 제한을 방지했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는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장외매수 전략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MBK 측은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며 추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