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지난해 말 가상자산 시장 호황의 결실이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 속에 하반기부터 허용되는 법인 거래가 시장 구도에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 실적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 1조7315억원과 영업이익 1조1863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0.53%, 85.11%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9838억원으로 22.2% 늘었다.
빗썸도 지난해 매출 4964억원과 영업이익 1308억원을 거두며 선전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565.81% 증가한 1619억원이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부터 이어진 가상자산 랠리가 거래소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반면 하위 거래소들은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컴투스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의 지난해 매출은 약 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약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SK스퀘어 사업보고서에서 확인된 코빗의 당기순손실도 92억원에 이른다.
업비트와 빗썸에 편중된 점유율이 이러한 양극화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95% 이상을 두 거래소가 점유하고 있어 호황의 영향 역시 이들에 집중되는 것이다.
다만 법인 가상자산 거래 허용이 점유율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었지만 대규모 자금을 운용 가능한 법인들이 대거 유입된다면 시장 규모가 그만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법 집행기관의 가상자산 계좌 발급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2분기 중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거래를 허용하고 하반기부터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사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디스프레드 김동혁 리서처는 “현재 개인 투자자 위주로 운영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의 자금을 가진 법인 및 기관투자자가 유입된다면 거래소 측에서는 높은 유동성과 이에 따른 점유율 및 수익성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거래소들도 이에 대비해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시중은행과 제휴 중인 빗썸과 코빗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빗썸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제휴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했으며 법인 고객 확보를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빗은 지난 2월부터 상장 건수를 크게 늘리고 법인 영업 부서를 중심으로 신한은행과 함께 전략적 영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시중은행과 연계한 법인 영업을 통해 이들이 점유율을 크게 늘린다면 현재 시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법인 투자자들의 선택에 따라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다양한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던 시중은행들과의 연계를 통해 법인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고착화된 구도를 탈피하려는 노림수로 이러한 전략이 잘 통할지가 관건”이라며 “다만 기존의 시장구도 역시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인 만큼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