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 약 1조2924억 엔이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5대 은행의 일본 엔화 예금 잔액이 올해에만 1조4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엔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3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가 장기화하면서 엔화 예금 잔액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30일 은행권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지난 27일 기준 약 1조2924억 엔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7일 원/엔 재정환율 마감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11조1711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약 1조3778억원 증가한 수치다.

엔화 예금이 확대된 배경에는 엔저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161엔을 돌파,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엔 재정환율 역시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855.60원으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도 통화 완화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양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자 엔화 가치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있다.

다만 올해 들어 6개월 동안의 엔화 예금 잔액 증가 폭은 지난해 상반기(2063억 엔)와 같은 해 하반기(1957억 엔)보다는 다소 축소됐다.

환율이 최근 10년 내 최저점을 찍고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과 엔저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예금을 통한 투자 추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5대 은행 엔화 매도 건수는 170만4486건, 매도액은 약1716억엔으로 집계됐다.

한국정경신문 박세아 기자 dpffltms@hanmail.net 박세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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