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경쟁 시작된 롯데손보 매각.."매물 보험사, 포트폴리오 개선해야 매력"

금융지주·사모펀드 예비입찰 신청..매각 시작
비은행 부문 강화 추진 우리금융, 인수 여부엔 ‘신중론’
생보사, M&A 시장 부진 여전..인수 매력도 향상 ‘시급’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4.29 10:13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보험업계 인수합병(M&A) 대표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주요 손해보험사 매물의 인수절차가 무난히 진행됨에 따라 다른 보험사 M&A도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중소 생명보험사의 M&A가 이뤄지기 위해선 매력도 상향이 시급해 보인다.

롯데손해보험 사옥 (자료=롯데손해보험)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매각에 국내 금융지주와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주관사인 JP모건은 지난 23일까지 롯데손보의 인수의향서를 제출받았고 우리금융지주와 블랙록,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이 서류를 제출하며 매각전에 참여했다.

인수의향서는 공개 입찰 과정에서 입찰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서류이며 입찰 당국은 심사를 거친 후 매각 대상 기업의 실사를 허가한다.

보험업계는 이번 매각전에 다수의 인수의향서가 제출된 이유로 롯데손보가 보험업계 M&A 매물 중 우량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손보는 수익이 적은 자동차보험을 줄이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시 높은 실적을 얻을 수 있는 장기보장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3973억원과 당기순이익 3024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라 보험계약마진(CSM)도 지난해 말 기준 2조3966억원을 기록해 지난 2022년 대비 42.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의 기업가치는 순자산가치 1조2750억원과 CSM 2조3699억원을 더한 3조6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매물로 나온 JKL파트너스의 지분율 77.04%(경영권 포함)의 매각 가격에 대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2조~3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 평가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약 1조~2조원 정도에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예비인수자는 단연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아 인수 의사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손보는 자산 기준 국내 손보사 중 7위에 달해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할 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은행 강화 전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우리금융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7% 감소했으며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될 전망에 외화 환산 손실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증권 부문 강화를 위해 한국포스증권 인수도 추진하고 있어 롯데손보 인수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우리금융은 “실사를 통해 가격 등이 기준에 부합한 지 살펴볼 예정이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적정 가격 이상의 지출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신중한 태보를 보인 가운데 롯데손보 매각은 실사 단계로 넘어간다. 롯데손보는 이번 주 중 가상데이터룸을 개방해 원매자에게 실사 기회를 제공하며 오는 6월경 본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손보와 MG손해보험 매각에 청신호가 줄이어 나오자 다른 보험사 M&A도 활성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잠재 매물로 평가된 보험사는 ABL생명과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대부분 중소형 생명보험사다. 대부분 2~3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현재 매각 소식은 잠잠한 상황이다.

이 중 KDB생명은 지난 10년 동안 매각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상이 무산된 후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주력 상품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매각 활성화를 위해선 포트폴리오 개선을 바탕으로 한 인수 매력도 향상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서 상당한 수익과 유동성을 확보했고 다른 매물보다 매력도가 높아 추후 일정은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어 보인다"며 "별다른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인수자는 오는 여름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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