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피해자들, 판매은행 상대로 대규모 집회..첫 타깃은 NH농협
홍콩ELS피해자모임, 15일 농협중앙회 신관 앞 3차 집회
첫 판매은행 본점 앞 대규모 집회..당국→은행 목표 변경
NH농협은행, 은행권에서 세번째로 많은 2.2조원 판매
사모펀드 사태 피했지만 홍콩 ELS에 발목..배임 우려도 적어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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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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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그간 금융당국을 상대로 규탄 목소리를 냈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피해자들이 개별 판매은행으로 타깃을 돌렸다. 금융당국의 배상안 발표 이후 주요 판매은행을 대상으로 피해보상 압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ELS피해자모임(이하 피해자모임)은 오는 15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신관 일대에서 ‘대국민 금융사기 계약 원천 무효’ 궐기 집회를 연다. 지난해 12월 15일과 1월 19일에 있었던 1, 2차 집회에 이은 3번째 집회다.
피해자모임은 그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ELS 가입자의 원금복원과 피해보상을 촉구해 왔다. 판매은행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금융당국에 투자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3차 집회에서는 처음으로 주요 판매은행인 NH농협은행의 지주사인 농협중앙회 본사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피해자모임은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판매은행 본점에서도 순차적으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모임이 개별 판매은행으로 타깃을 옮긴 것은 오는 11일 금감원의 홍콩ELS 배상 기준안 발표 이후 은행으로 피해보상의 공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배상 기준안과 관련해 “연령층, 투자 경험 등을 고려해 수십가지 요소를 매트릭스에 반영해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11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자율배상에 대해 입을 닫고 있던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배상 기준안 발표 이후에는 투자자들과 배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를 비롯해 배상 기준안이 나와야 자율배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모임이 첫 타깃으로 삼은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 ELS 판매액이 2조2000억원이다. 5대 은행 중 KB국민과 신한은행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NH농협은행이 2019년 사모펀드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만큼 공모형이고 상품 자체에 문제 없던 ELS 상품을 집중 판매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 중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홍콩ELS 상품을 통해 얻은 수수료 수익은 총 1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NH농협은행이 챙긴 수수료 이익은 282억원으로 KB국민은행(106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업계에서는 NH농협은행이 다른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율배상에 따른 배임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주사가 상장돼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4대 시중은행과 달리 NH농협은행은 공공기관 성격이 짙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은 주요 판매사에 대한 현장 검사의 일환으로 NH농협은행의 전·현직 임원을 소환해 고강도 조사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모임은 농협중앙회 신관 일대에서 진행되는 3차 집회에서 홍콩ELS 판매의 사기성을 고발하고 100% 원금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모임은 지난달 ELS 상품 피해 배상 관련 입장문을 통해 “은행에서 제공하는 상품 중 하나인 ELS 상품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안정성과 신뢰성을 기대하며 해당 예금 상품에 가입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을 위반해 판매된 상품이기에 피해자들의 손실액 전액을 배상하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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