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 초 카카오와 맺은 상표권 사용계약을 1년 만에 조기종료했다. 현재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인 카카오가 브랜드 상표권 계약과 관련해서 사용료율 조정 등 개편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인 카카오와의 상표권 계약 조기 종료로 인한 거래기간 및 거래금액 변경을 의결했다. 브랜드 사용기간은 이달 31일까지며 거래금액은 62억4300만원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인 카카오와의 상표권 계약 조기 종료로 인한 거래기간 및 거래금액 변경을 의결했다.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공시에서 “기존 계약 조기 종료로 인한 거래기간 및 거래금액 변경 공시”라며 “2024년 상표권사용계약은 별도로 체결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모기업인 카카오와 상표 통상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내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카카오가 보유한 상표권 16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총 146억88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상표권 사용료 산정방식은 ‘(손익계산서상 매출액-광고선전비-내부 매출)×0.3%’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상표권 사용계약이 조기종료되면서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표권 사용계약을 별도로 체결하게 됐다.

카카오는 공동체 내 브랜드 사용료율을 매출액 대비 0.3%로 일괄 책정해 왔다. 이는 국내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부과하는 브랜드 사용료율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부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 수취회사의 매출액 대비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 비중은 평균 0.22% 수준이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했을 때 사용료율 0.3%은 다소 저렴하다고도 볼 수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 상표권과 도메인 사용료를 포괄해 매출 대비 총 0.9%의 사용료율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측은 이번 상표권 계약 조기종료가 사용료율 인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에서 사용 중인 ‘상표 사용 계약서’에 일부 변경사항이 있어 계약일을 변경한 것”이라며 “당행의 경우 수수료 요율 등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카카오뱅크가 카카오 계열사 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해온 만큼 사용료율 인상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점쳐진다.

카카오가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가 수취한 브랜드 사용료는 총 132억3900만원이었다. 이중 카카오뱅크가 낸 사용료는 47억원으로 15개 계열사 중 가장 많다.

게다가 올해 카카오뱅크가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62억4300만원으로 1년 만에 32.8%나 뛰었다. 브랜드 사용료는 매년 매출 증가에 따라 비용이 늘기 때문에 사용료율이 0.3%으로 동결된다고 해도 내년 카카오뱅크가 지급해야 하는 상표권료는 20~30% 인상이 점쳐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카카오가 상표권 사용권 계약을 공동체 내 일괄적으로 맺었는데 회사 사정에 맞게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상표권 사용료에서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카카오뱅크보다는 다른 계열사에서 0.2~0.4% 수준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정경신문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daum.net 윤성균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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