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카카오뱅크, 대주주 리스크 어쩌나..내주 IR에 ‘촉각’

8일 3분기 실적 발표 IR 앞두고 내부 분위기 암울
동남아 진출 시동 켰는데..대주주 리스크에 시계 제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신용평가업 등 신사업 진출 제동
당장 영업 지장 없다지만..“불확실성 확대 불가피”

윤성균 기자 승인 2023.11.03 07: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동남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있던 카카오뱅크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법정 공방에 휩싸이면서 카카오뱅크도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자료=카카오뱅크)

이날 3분기 실적발표를 비롯해 카카오뱅크의 향후 성장 전략이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심이 뜨겁다. 출범 6년째인 카카오뱅크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7월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서에서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금융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해 사입 기반을 확장하고 다각화할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슈퍼뱅크에 10%의 지분투자와 함께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태국 은행계 지주사인 SCBX(시암상업은행지주)와 손을 잡고 가상은행 면허 인가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분 투자한 슈퍼뱅크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동남아 시장에서 대고객 서비스 개시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내부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대주주인 카카오가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되면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금융당국이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카카오는 6개월 안에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27.17%) 중 10% 초과분에 대해 처분해야 한다.

이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초대형 리스크다. 당장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한 신사업 인허가가 받을 수없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카카오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조사를 받게 되자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 및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의 허가 심사를 보류한 상태다.

대주주 리스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문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의 구속이 알려진 지난달 19일부터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약 1년 만에 2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만약 카카오 법인이 처벌받는다고 하더라도 사법절차와 행정소송 등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당장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당국이 워낙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이니만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사업 인허가를 제외하고 대주주 리스크가 카카오뱅크의 본업인 은행업이나 동남아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가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서 보고는 받겠지만 인도네시아 지분 투자 등은 카카오뱅크 내부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카카오뱅크의 자금 상황이 악화되거나 영업을 못하게 되는 그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3분기 실적발표 IR에서 대주주 리스크와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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