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작심 발언..카카오, 거버넌스의 변화

비상경영체제 돌입 후 일곱 차례 걸쳐 비상회의 직접 주재
창업자 쇄신 선언 이후 사명 변경 언급까지 작심 발언 주목

김명신 기자 승인 2023.12.12 09:43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경영진 리스크 등으로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카카오가 대대적인 경영 쇄신을 예고했다. 카카오의 창업주이자 경영쇄신 위원장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새로운 카카오’에 대한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전면적인 개편을 시사했다. 카카오 거버넌스 변화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는 전일인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했다. 직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선 것은 2021년 2월 이후 2년 10개월 만으로, 전면적인 소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카카오를 설립해 크루(직원)들과 함께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년이 돼간다”며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김 창업자는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위해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CEO 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이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면서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카카오가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로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다짐을 한 김 창업자는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사진=카카오)


그룹 내 거버넌스 개편안도 내놨다.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고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다짐도 했다.

김 창업자는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기에 지체하지 않고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면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나부터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날 선 질책도, 새로운 카카오 그룹으로의 쇄신에 대한 의견도 모두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리스크와 자회사 논란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카카오의 경영진은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경영 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변화에 힘을 실고 있다. 최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하면서 최근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준법 감시를 위해 향후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까지 의견을 모으는 등 쇄신안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경영 쇄신의 결과에 도출할 때까지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무기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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